교계/교회

껍데기만 남은 찬송가위원들…"판권 돌려 놓으라"

찬송가위원회 제47회 총회 열려..찬송가공회 법인화 논란

▲ 3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제47회 한국찬송가위원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김진한 기자

차기 한국찬송가위원회를 이끌어 갈 신 임원들이 선출됐다. 30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제47회 한국찬송가위원회 정기총회에선 새 위원장에 윤기원 목사(기장), 부위원장 김영진 목사(기감), 서기 오윤표 목사(고신), 회계 이세영 목사(기성) 등이 임명됐으며 4년 임기의 총무에는 무기명 투표방식으로 진행된 선거에서 다득표를 한 홍성식 목사가 선출됐다.

특히 총무선거는 엄문용 장로(한국찬송가위원회 전 총무, 기감), 김용도 목사(한국찬송가위원회 위원, 기침)의 추천으로 각각 양운국 장로(통합)와 홍성식 목사(기침)가 출마해 홍 목사가 과반수 이상인 15표(28표 중)를 획득, 당선을 확정지었다.

임원선출에 앞서 그동안 논란이 돼 온 찬송가공회의 법인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돼 회의 분위기를 달구기도 했다. 한국찬송가공회 사업보고에서 김우신 총무(한국찬송가공회)가 “투명한 재정과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재단법인으로 등록 필했다”고 보고하자 기감의 이천진 목사(한국찬송가위원회 음악원 이사)가 법인화 과정에서 촉발된 찬송가 판권 문제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 정기총회시 보고하고 있는 김우신 총무 ⓒ김진한 기자

찬송가공회 법인화가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은 그 법인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찬송가공회의 사유화에 관한 우려 때문이었다. 회의의 원활한 진행을 고려해 정기총회 회원들은 찬송가공회 사유화 문제를 기타 토의 안건으로 부쳤고, 이어 기타 토의 시간엔 찬송가공회 법인화를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공방 끝에 5인의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 조사위원회 구성안은 김용도 목사가 발의했다. 김우신 총무의 답변이 미흡하고, 찬송가공회 사유화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목사는 발의시 한국찬송가공회가 법인화를 위해 관계 부처에 제시한 서류들을 들어 보이며 법인화 명의가 각 교단의 연합체인 찬송가공회가 아닌 찬송가공회 소속 위원들인 점을 지적, 사유화 소지가 농후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법인화 과정시 관계 부처에 제출한 서류와 관련해 김우신 총무는 “재산 출연은 서류 명단에 기재된 그 분들(찬송가공회 위원들)이 한 것이 아니다”라며 “단지 관계 부처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따르기 위한 절차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등 4개 교단이 공동으로 소유했던 찬송가 판권 문제에 관해선 “저작권협회에서 만큼은 찬송가 판권이 찬송가공회 명의로 되어 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 총무의 이 같은 답변에 이천진 목사는 “그렇다면 찬송가공회가 재산권 및 판권을 모두 소유하고 있다는 얘기 아니냐”며 “그것은 찬송가위원회 회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초 한국찬송가위원회가 소유한 찬송가 판권(찬송가위원회 회칙 제3조 1항)을 찬송가공회측이 편리에 따라 가져간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아울러 한국찬송가위원회 위원인 조광성 목사(기성)도 “이렇게 되면 찬송가위원회는 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김우신 총무의 보고 내용을 검토 하고 있는 이천진 위원 ⓒ김진한 기자

찬송가공회 사유화에 관한 우려 섞인 목소리 그리고 판권을 찬송가위원회에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되자 정기총회에 참석한 위원들은 이 문제에 관해 조사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전권을 위임받은 윤원기 위원장은 5인의 조사위원회에 찬송가공회측 인물을 절대 배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5인 조사위는 찬송가위원회의 회칙 수호를 목적으로 회칙에 어긋난 행동을 했거나 이를 부추긴 위원들을 색출, 해당 처벌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날 정기총회에서 찬송가위원회는 운영의 전문성 부족을 보여줌으로써 공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절실함을 나타냈다. 지난 81년 설립된 찬송가공회 보다 무려 20여년 앞서 설립된 연합체이나 1년에 정기총회를 한번 여는게 고작인 유명무실한 단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위원들 사이에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찬송가위원회가 도대체 무슨 활동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심지어 전 위원장인 양운국 장로는 “(찬송가위원회의)회칙을 가만히 보니 문제가 너무 많다”며 회칙 개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 만큼 보완할 구석이 많다는 이야기다.

예산안 치리도 전문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린이 분과위원장인 이보철 목사(기감)는 “해당 위원회에서 지출한 금 일백만원을 보고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엄문용 장로는 “임원회에서 예산을 처리했다”고만 밝혔다. 이 같이 찬송가위원회 위원들이 전문성이 결여된 찬송가위원회의 운영에 불만을 토로하자 새 임원진들은 소위원회를 구성키로 하고, 임시총회도 열어 활발한 활동을 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소위원회는 그 첫 활동으로 정기총회시 제기된 한국찬송가위원회 회칙 개정안을 다루게 됐다. 구 임원회에서 기존 회칙에 덧붙일 사항으로 제기한 ‘제4조 단, 차기 위원은 만 70세를 초과할 수 없다’와 ‘제12조 명예 총무를 둘 수 있다’가 그것이다. 특히 명예 총무에는 근 10여년 간 찬송가위원회 총무를 맡아 온 엄문용 장로를 구 임원진들이 추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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