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이 국정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아래 대책회의, 상근 위원장 김상근 목사)는 26일(수) 오전 서울 청운동 동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기문란 행위를 규탄했다.
김상근 상임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국가를 운영할 기본소양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일찍이 알고 있었다. 분단된 민족을 평화통일로 이끌어 갈 평화의식도, 장기적 정책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깊이 걱정해왔다. 서민대중의 고달프고 아픈 삶을 향한 실낱같은 연민조차 없다는 것을 통탄해 왔다. 그러나 어제 이른바 대국민사과로 그에게 정직함과 염치마저 없다는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불행하고 참담하다.
대책회의는 이 나라 대통령 집무실 들머리에까지 나와서 묻고자 한다. 대통령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박 대통령, 이 나라와 이 민족을 위해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어 발언에 나선 NCCK화해통일위원회 노정선 위원장은 "국민들은 연일 언론보도를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의 향후 거취도 중요하지만 한반도 상황은 더욱 중요하다.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달았고, 이 과정에서 사드니 미제 전투기를 사들이는데 국민혈세가 들어갔다. 그런데 이런 정책 결정을 누가 하는 것인가? 그리고 한 여인의 지시에 청와대가 움직이는 것 아닌가? 국민들이 묻게 됐다. 이제 즉시 남북적대 관계를 중단하고 6.15공동선언 실천, 사드배치 중단, 개성공단 재개 등의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시국대책회의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국기문란행위를 자행하고 국정 책임을 회피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자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나라와 민족을 오늘의 지경에 이르게 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아픈 결단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아픈 결단'의 의미에 대해 시국대책회의의 한 관계자는 "하야까지도 염두에 둔 말"이라고 설명했다.
시국대책회의는 향후 전국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국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오는 11월8일 대전 빈들교회에서 대전·세종·충남 지역 기독인 시국대회가, 이어 다음 달 8일엔 서울에서 대규모 시국기도회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