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반론이 거세다.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고, 민중총궐기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더민주당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영수회담 중단을 촉구했다.
종교계도 가세했다.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등 5대 종단이 꾸린 ‘박근혜퇴진 5대종단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는 이날 이번 영수회담을 "국정농단의 몸통 새누리당 집권세력의 대표 박근혜와, 오늘까지도 어찌할 바 몰라 광장에 한 발 걸치고서 국민의 눈치를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2인의 흥정을 위한 만남"이라고 규정하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추 대표는 이날 저녁 영수회담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아래는 운동본부가 발표한 입장문 전문이다.
추미애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한 "박근혜퇴진 5대종단운동본부"의 입장
주권자인 국민이 이미 박근혜에게 엄중하고도 심각한 명령을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지난 토요일 전국적으로 국민이 직접 나서 이미 ‘조건 없는 박근혜의 즉각적인 퇴진'을 명령했다. 주권자인 국민 스스로가 주권 행사에 직접 나서 ‘권력 회수'를 선언한 것이다.
박근혜는 민주공화국의 헌법 가치를 스스로 훼손했다. 대통령으로서 능력과 자격이 없다고 국민이 선언하였다. 이 엄중한 명령을 거스르는 어떠한 정치적 계산이나 흥정도 용납할 수 없다. 박근혜는 즉각 대통령직을 사퇴하고 물러나라.
오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하고, 청와대가 수용했다.
우리는 이 두 사람의 회담을 ‘영수회담'이라고 부를 수 없다. 두 사람은 누구의 ‘영수'인가?
국정농단의 몸통 새누리당 집권세력의 대표 박근혜와, 오늘까지도 어찌할 바 몰라 광장에 한 발 걸치고서 국민의 눈치를 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2인의 흥정을 위한 만남이 아닌가?
추대표의 의견과는 다르게 국민은 박근혜에게 이미 민심을 전달하였다. 국민은 더불어민주당에게 민심을 전달할 권리를 준 적이 없다. 추대표에게 광장의 피맺힌 목소리는 모르는 체 하며 광장의 힘을 이용만 하려는 저의가 있지 않은 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정치적 흥정을 위한 ‘두 사람의 회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박근혜의 ‘탈당'이나 ‘2선 후퇴'나 ‘중립내각' 등은 수습책이 될 수 없다. 이런 책략으로 현 시국을 피해나가려 한다면 박근혜와 새누리당만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역시 국민의 심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선 박근혜퇴진에 대한 당론부터 결정해야 할 것이다. 눈치 보기를 하는 야당을 국민은 원치 않는다. 중요한 역사의 순간에 국민과 함께 하지 않는 정당은 존재가치가 없음을 명심하라! 그런 정당은 국민에게 버림받을 것이다.
대한민국 현대사를 보라!
모든 것이 무너질 때 정의를, 역사를, 민주공화국을 바로 세운 것은 언제나 항상 국민이었다. 시대가 새로운 진보적 한 걸음을 내딛게 만든 것도 국민이었다.
정당이든, 지식인이든, 언론이든, 종교든 그 어느 누구도 국민 위에서 무어라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역사에 찬란하게 새겨질 거대한 한 걸음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우리 종교계는 국민과 함께 광장의 길을 갈 것이다.
2016.11. 14
박근혜퇴진 5대종단운동본부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