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숨을 거둔 고 백남기 농민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폄하해 논란을 일으킨 장신대학교(총장 임성빈) 김철홍 교수(신약학)에 대해 학교 측이 행정절차에 들어갔다.
김 교수는 지난 11일(금)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고 백남기 농민을 "민주열사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주도한 반민주적 불법시위에 참여한 범법자"로 규정하는가 하면 12일 있었던 민중총궐기에 대해선 "너희들의 음악에 촛불 들고 나더러 춤이라도 추라는 건가? 이게 너희들이 말하는 민주주의인가? 맞다. 너희들이 말하는 좀비 민주주의다"며 폄하발언을 이어나갔다. 또 민종총궐기에 참여한 학생들을 향해 "시위 도중 넘어지지 않도록 하고 넘어질 때 그 아저씨들이 다가오면 최대한 웅크려서 자신을 보호하라. 그렇지 않으면 광대뼈가 함몰돼 병원에 실려가 장기간 혼수상태로 있다가 제대로 하나님의 일 한 번 해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하직하는 수도 있으니 주의하도록"이라고 적었다.
장신대 학내 구성원들은 즉각 반발해 침묵시위를 벌였다. 15일엔 이 학교 학생 178명이 "(김 교수는) 본교에서 학생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가르치는 교사의 신분을 망각하고, 최순실의 실패한 신앙 생활을 빗대어 장신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교회 연합의 정신을 비하했다", "그는 또 공권력의 희생자인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마치 정부와의 갈등을 유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된 사건인 것 처럼 묘사했다", "그는 과연 장신대가 지향하는 에큐메니컬 정신에 입각해 복음적 신학을 견지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규탄하며 징계 공동청원을 내기도 했다.
이에 학교측은 인사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리고 인사위는 25일(금) 오전 "최근 본교 홈페이지 일반게시판에 게시된 글과 관련하여 본 위원회는 교원인사규정 제7장 제41조 '교원의 징계 조건'에 근거하여 심의, 조사하였으며, 이에 따른 행정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교수의 거취는 ‘행정 절차'로 넘어가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A씨는 "이번 인사위 결정으로 총장께서 징계위를 소집할 것 같다"며 "학교 측의 판단을 기다려 보겠다"는 뜻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