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백남기 농민과 촛불집회를 폄하해 장로교신학대학교(총장 임성빈) 인사위원회로부터 행정절차 처분을 받은 김철홍 교수가 1일(목)자로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경과와 사과글을 올렸따. 그런데 김 교수는 "내가 쓴 글의 내용에서 내가 주장한 바는 나의 양심에 따라 한 말이며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할 뜻은 없다"면서도 "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나친 표현을 사용함으로 장신대 안의 여러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고 적어 또 다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김 교수의 게시글엔 "용기를 내어주어 감사한다", "초반에 언사에 문제가 있었던 부분만 일찍 사과하고 수정하셨다면 애초에 이렇게까지 할 만큼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내는 댓글이 속속 올라왔다. 그러나 그의 사과의 진정성을 묻는 댓글도 눈에 띠었다. 이 중 몇 개를 인용한다.
"우선,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혀주셔서 이를 요구한 동문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정작 가장 문제가 된 '백남기 농민'과 관련되 내용은 없는데 이에 대해서는 본글 중 1항 '1. 내가 쓴 글의 내용에서 내가 주장한 바는 나의 양심에 따라 한 말이며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할 뜻은 없다'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결국 핵심을 빗겨간 사과로 밖에 안 보이고 이에 대해 매우 유감입니다."
"내용은 사과할 뜻이 없고, 지나친 표현만 사과하신다는 것이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내용은 표현을 통해 드러나고, 표현은 내용을 담지하기 마련입니다. 이 둘을 어떻게 첨예하게 구별할 수 있겠습니까. 백남기교에 관련된 모든 말씀은 내용인가요 표현인가요. 최순실 에큐메니컬은 내용인가요 표현인가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사태를 덮는 방편으로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문처럼 보여 유감입니다. 무엇이 미안하다는 말씀이신가요?"
"위 글을 읽고 난 후 3번의 담화문(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 글쓴이)을 보는듯한 것은 기분탓인가요? 사과를 하시려면 명확한 표현으로 정확하게 하십시오. 진심 없는 사과는 더 공분을 살 뿐입니다. 매우 유감스럽네요."
아래는 김 교수가 올림 사과글 전문이다.
경과와 사과
지난 11월 22일에 있었던 교원인사위원회(총장 배석)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1. 내가 쓴 글의 내용에서 내가 주장한 바는 나의 양심에 따라 한 말이며 그 내용에 대해서 사과할 뜻은 없다.
2. 그러나 나의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내가 지나친 표현을 사용함으로 장신대 안의 여러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서는 사과한다.
1) 임성빈 총장에게 내가 지나친 비판을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 총장의 직무를 시작하는 시점에 내가 너무 많은 걸림돌을 놓은 것에 대해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
2) 역사학과 교수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직접 전하도록 하겠다. 조만간 역사학과 교수 일곱 분을 식사에 초청할 것이며, 초청에 응해준다면 그들의 이야기를 먼저 듣고 사과할 뿐만 아니라 동료 교수로서 관계를 회복하도록 노력하겠다.
3) 학생들에게도 사과하겠다.
3. 차후에 인사위원회와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면 로마서 13:1,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는 말씀대로 처벌에 순종할 것이며, 절대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외부의 교육, 사법 기관에 이 문제를 제소하지 않을 것이다. 복음의 진보와 신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4. 학생들에게 사과하는 방식과 시기에 대해서는 교원인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도록 하겠다.
그러나 교원인사위원회가 방식과 시기를 정해주지 않았고 본인에게 일임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어 시기적으로 좀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에 사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아래와 같이 학생들에게 사과합니다.
"11월에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여러 학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매우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나에 대해 항의한 학생들의 의견을 빨리 받아들이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사과합니다. 선생으로서 부족함을 통감하며 앞으로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고 제가 더 좋은 선생이 되도록 기도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저는 179명의 학생 누구에게도 미워하는 마음이나 원망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부디 앞으로 다시 만나더라도 웃는 얼굴로 이번 사건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2016년 12월 1일
김철홍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