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기독교(개신교)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불교가 부동의 1위였는데, 개신교 인구가 처음 역전된 것이다.
특히 불교는 1995년 10,154명이다가 2005년 10,588명으로 미미하게나마 늘었다. 그러다 2015년 7,619명으로 감소했다. 천주교도 1995년 2,885명에서 2005년 5,015명으로 상승했다 2015년 3,890명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개신교 인구는 1995년 8,505명, 2005년 8446명, 2015년 9,676명으로 늘어 마침내 1위에 올랐다. 개신교가 세간의 지탄을 받아온 점을 감안해 본다면 무척 의외의 결과다.
그러나 통계상 수치와 현실은 분명 괴리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개신교 인구가 증가했다고 하지만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를 따져보면 인구 증가가 외연 확장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다.
개신교 인구 구성비는 1995년 19.4%, 2005년 18.2%, 2015년 19.7%로 18~19%선에 머물렀다. 세유지는 성공했을지 모르겠지만, 교세가 확장된 건 아니라는 말이다. 또 개신교 인구 증가보다 전체 인구에서 종교를 갖지 않은 인구 비율이 처음으로 종교를 가진 인구 비율을 앞섰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계청 조사결과에 따르면 종교가 있는 인구는 21,554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43.9%로 나타났다. 2005년 24,526천명(52.9%)에 비해 2,972천명(9.0%p) 감소한 수치다. 반면 종교가 없는 ‘무교'층은 2005년 21,826명(47.1%)에서 2015년 27,499명(56.1%)으로 9%p 증가했다. 주목해야할 지표는 또 있다. 사회의 중추라 할 20대에서 40대 사이의 연령층에서 종교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2040세대 종교 이탈현상에 주목하자
종교가 있는 인구 비율의 경우 20대가 35.1%로 가장 낮았다. 20대 청년 열명 중 여섯이 종교를 갖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어 30대, 40대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40대의 경우는 종교 인구 비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연령대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개신교, 천주교, 불교 할 것 없이 종교 전반의 사회적 영향력이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개신교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는 목회자의 성적 타락, 보수 정파에 대한 맹목적 지지 등으로 사회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 불교와 가톨릭도 예외는 아니어 보인다.
기성 종교에 대한 회의나 반발감의 표현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신교로 시야를 한정해 보자. 개신교 인구 증가는 기독교 신앙은 갖고 있으되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 성도가 증가한데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단 종파를 다합쳐 나온 결과라는 해석도 나왔다.
상황을 종합하면 개신교 인구 증가가 꼭 반길 일은 아니다. 그보다 개신교를 비롯한 기성종교가 위험 징후를 보이고 있다는 게 보다 진실에 가까울 것이다.
종교, 특히 개신교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사회가 부패하고, 국가 권력이 개인을 억압할 때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어서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는 일이다. 고난당한 이들을 보듬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개신교를 비롯한 모든 종단이 종교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했는지, 이번 기회에 돌아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