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총장 선임을 둘러싼 내홍이 해를 넘길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한신대 학내 단체인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아래 학생모임, 옛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은 28일 성명을 내고 이사회의 즉각 퇴진을 촉구했다.
이미 총회는 지난 9월 총회를 통해 강성영 총장 서리 인준을 부결한데 이어, 이사회에 대해서도 자진사퇴를 결의한 바 있다. 이에 강 총장 서리는 10월 사표를 제출했다.
학생모임은 "강성영 총장서리의 사표를 반려하더니, 급기야 자기들의 권한으로 신임 총장선출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현 이사회는 정당성이 없으며, 직무를 즉각 정지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에 비해 교수협의회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강원돈 대표의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강 총장 서리 사표반려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기장 총회의 결정에 따라 한신대학교개혁발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다. 위원회와 이사회가 잘 협력해서 한신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되, 학내구성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기 바란다"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기자는 이사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극래 이사장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 이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아래는 학생모임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문제는 이사회다! 이사회는 즉각 물러나라!"
지난 9월 27일 열린 한신대의 재단 한국기독교장로회(이하 기장) 총회에서는 한신학원 이사회가 상정한 강성영 교수에 대한 총장 인준 요청안건을 부결시키고, 현 이사회는 자진 총사퇴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는 한신대의 역사와 민주적 전통에 소중한 신앙적 밑거름이 되어 왔던 기장 교회다운 결단으로 높이 평가 받았습니다.
이후 한신대 학내구성원은 모두 현 이사회가 스스로 명예롭고 질서 있게 물러나리라 믿고 기다렸습니다. 비록 한신 교정에 공권력을 투입하고 학생들을 고소하는 등 학내구성원에게 많은 상처를 입혔지만, 마지막은 최소한 책임 있는 교회지도자들의 모습이기를 바랬습니다.
그러나 현 이사회는 여전히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채, 30만 기장 성도들을 대표하는 총회의 결의도 무시하며 아직까지도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강성영 총장서리의 사표를 반려하더니, 급기야 자기들의 권한으로 신임 총장선출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내 민주화를 외친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 이사회의 이극래 이사장이 스스로 총회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을 뿐만 아니라 기장 총회에서 드러난 결의사항을 보더라도 현 이사회는 정당성이 없습니다. 직무를 즉각 정지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합니다. 한신대와 우리 한국 사회의 민주적 전통과 상식에 반하는 비상식적이고 폐쇄적인 교회지도자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회개하고 스스로 물러나야 마땅합니다. 그것이 한신대와 한국사회, 그리고 기장 교회와 한국기독교를 살리는 길입니다.
한신대의 빛나는 민주적 전통과 역사, 진보적 학풍과 자치를 지켜내기 위해 학생, 교수, 동문들은 정말 힘겹게 싸워왔습니다. 다행히도 이 목소리는 지난 9월 기장 총회에 온전히 전달되었고, 우리 모두에게 큰 희망을 가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현 이사회는 이 모든 희망을 짓밟고 한신대와 기장의 개혁을 가로막았습니다. 한신대도, 기장교회도, 그리고 우리 한국사회도 현 이사회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전혀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은 현 이사회에 마지막으로 요청합니다.
즉각 물러나십시오!
한신대를 사랑하는 학생, 교수, 동문, 시민들은 현 이사회가 명예롭고 질서 있게 물러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오랜 시간을 인내했습니다. 기회는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 이사회는 스스로 명예도 져버리고 한신대와 기장 교회를 또 다시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다시 한 번 요청합니다.
현 이사회는 즉각 물러나십시오!
학생모임은 교수, 동문, 그리고 한신대를 사랑하는 모든 시민들과 힘을 합쳐 ‘어둠을 빛을 이길 수 없다'는 성서 구절을 믿는 각오로 현 이사회의 즉각 퇴진을 위해 싸워나가겠습니다.
2016년 12월 28일
한신민주화를 위한 학생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