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사랑의교회, 광풍 '유라굴로' 만나 파선할 위기?

풍전등화 속 사랑의교회 강단 메시지..."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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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최근 법원이 황일근 전 서초구의원 등 서초구민 6명이 서초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도로점용허가처분무효확인' 소송에서 "도로점용허가를 취소한다"고 결정하자 원상복구 혹은 기부채납 등의 전망이 나오고 있는 서울시 서초동 소재 사랑의교회. 사랑의교회는 그야말로 풍전등화 속 위기에 처해있다.

위기에 빠진 사랑의교회 강단에서는 이번 법원 판결을 전후에 어떤 메시지가 흘러나왔을까? 지난 15일 주일낮예배에서 이 교회 담임인 오정현 목사가 택한 설교 본문은 사도행전 27장 1절에서 44절 말씀으로, 바울이 로마로 압송되는 와중에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파선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설교 제목은 "폭풍 속의 산 믿음"이었다. 대체로 설교 내용은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고 뻔한 내용이었다. 폭풍 속에서도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을 잃지 말자고 했으며, 폭풍마저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권능을 의심치 말자고 했다.

설교 메시지의 핵심도 뻔했다. 고난을 받는 주체는 의인이며 의인이 받는 고난은 미래 하나님의 역사(영광)를 위한 것이라고 되풀이했다. 이 대목에서는 자기 얘기를 직접 꺼내기도 했다.

오정현 목사는 "살아오면서 금이 가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본인의 경우도 사역하면서 정말 큰 사역의 축복을 받은 사람이었는데, 어떨 때는 사역에 관한 한 승승장구 하는 축복을 받기도 했었다"면서 "그러나 하나님께서 금이 간 인생이 되게 하시고, 절벽 앞에서 이럴 때는 떨어져 죽겠구나 그런 순간도 여러 번 만들어 주셨다"고 했다. 이 때 오 목사가 의지했던 말씀은 "의인은 고난이 많으나 여호와께서 그의 모든 고난에서 건지시는 도다"(시33:19) 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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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서울시 서초구 소재 사랑의교회 전경.

오 목사는 특히 설교 말미에는 "하나님의 백성들은 예수의 제자들이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람들이다. "예수를 닮다 보면 주님처럼 고난이 많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모든 고난 가운데서 우리를 건져주시기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덧붙여, 오 목사는 "모든 것이 잘못된 풍랑 같아 보여도 오히려 그 풍랑을 통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날 것"이라며 설교를 맺었다.

사랑의교회 성도들에게 폭풍에 두려워 말 것을 강조하며 현재 불어 닥친 폭풍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가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같은 오 목사의 메시지는 성도들로 하여금 폭풍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맹점을 안고 있었다. 폭풍에 미래 목적을 위한 수단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음으로써 폭풍의 비극적인 현실을 은폐, 예측불허의 광풍 '유라굴로'에 의해 결국 배가 파선당하는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게 했다.

사랑의교회는 오 목사의 설교 본문 대로 광풍 '유라굴로'를 만나 파선할 위기에 처해 있다. 총신대는 이 교회 담임목사인 오 목사의 편목 과정 입학을 무효 처리했고, 법원은 사랑의교회 관련 도로점용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오 목사측은 먼저 총신대를 상대로 지난 4일 '합격 무효 처분 무효 확인 청구의 소'를 제기했는데 관련 소장에 '국내 3위 교회를 흔든다'라는 표현이 적시된 것으로 알려져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같은 사랑의교회의 잘못된 엘리트 집단의식에 개신교 원로 목회자 김동호 목사는 '별 미친 놈 다 보겠네'라며 맹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사랑의교회는 하지만 이번 법원의 '도로점용허가취소' 판결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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