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이명박 장로 대통령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에 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장로 대통령"이란 표현에 대해 기독교계 내 반성이 일고 있다. 해당 표현은 기독교인들이 교회 장로직을 맡고 있으면서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을 일컫는 것으로, "예수 믿는 대통령"의 압축적 표현에 해당한다. 가깝게는 이명박 장로 대통령, 멀게는 이승만 장로 대통령까지를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장로 대통령'은 시민사회가 발달한 오늘날 사회에서 패가르기식 표현으로 기독교의 편협성이라는 치부를 드러내기 쉬운 좋지 못한 표현이라는 평가다. 정병준 교수(서울장신대 역사신학)은 최근 한 방송에서 "'장로 대통령' 이런 식의 표현이 얼마나 시민사회를 망가뜨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이해관계 보다는 기독교적 정직성, 그 다음에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그런 입장을 교회가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로 대통령'은 또 종교와 권력의 유착을 말해주고 있기도 한다. 정 교수는 종교와 권력의 유착관계의 사례로 1970년대 생겨난 국가조찬기도회를 들었다. 그에 의하면, '장로 대통령'이란 표현이 과잉 생산되던 국가조찬기도회는 그 본 취지와는 달리 종교가 권력에 아부하는 통로로, 또 권력이 종교를 통제하는 통로로 이용당해 온 것이 일면 사실이었다.
하나님을 믿는 '장로 대통령' 보다는 정치를 잘하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인적인 견해"라고 운을 뗀 뒤 "신앙적 관점에서 많이들 이야기 해 왔던, '하나님을 믿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읍시다!' 라는 말은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크리스천들에게 정답처럼 들리는 이 말이, 어쩌면 가장 '무식한' 말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김병삼 목사는 "대통령을 뽑을 때는 정치를 잘하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사람이 누구든, 우리의 리더로 세워졌으면 위하여 기도하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말이다"라며 "'교회를 다니는 것'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아니고, '착하다'는 것이 구원받은 사람의 증거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김병삼 목사는 최근 대권 잠룡으로 부상한 후보 한 사람을 만난 이야기도 꺼냈다. 만남 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김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가 참 많이 속은 것은 '좋은 대통령' 되겠다고 우리를 설득하려는 사람들의 감언이설이었다는 것"이라며 "정말 좋은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국민을 설득하는 것보다 국민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설득 당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