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오바마케어' 수정,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등 논란의 소지가 높은 조치들을 취했다. 특히 터키, 시리아, 이란 등 무슬림 7개국 국민들의 미국 입국을 최소 90일 동안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하면서 전세계인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하나님이 개입했다고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CNN은 지난 달 31일 퍼블릭 릴리전 리서치 인스티튜트(PRRI)가 실시한 여론 조사결과롤 보도했다. PRRI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57%, 비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47%가 하나님이 트럼프 당선에 ‘중요한(major)' 역할을 했다고 보았다. 즉, 백인 복음주의자 10명 가운데 6명이 트럼프 당선에 하나님이 개입했다고 믿는다는 말이다. 반면 가톨릭의 경우 하나님의 개입을 믿는다는 응답자는 21%에 그쳤다. 전체 미국인들의 비율도 28% 수준에 머물렀다.
실제 트럼프는 보수 성향이 강한 복음주의자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경제적 성공을 하나님의 은총과 동일시하는 번영신학의 추종자들은 드러내놓고 트럼프를 지지했다. <긍정의 힘>으로 한국에도 친숙한 조엘 오스틴은 트럼프를 ‘소통의 달인'으로 치켜세운 것이 그 한 예다.
이에 대해 미 성공회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지난 달 2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오랫동안 미국인들은 하느님과 국가를 동일시해왔다. 트럼프는 이 같은 정서에 기대 이득을 취했다. 난 트럼프가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기리라는 데 의심하지 않는다. 단 그가 생각하는 교회는 미국"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