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일대에서는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기총-한교연이 연합해 구국기도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대안언론 <뉴스타파>는 경기도 안양에 위치한 은혜와진리교회가 성도들을 구국기도회에 대거 동원한 정황을 고발했다. 실제 이 교회는 구국기도회에 앞서 신도들에게 ‘동원령'을 내렸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또 구국기도회가 열린 광화문 일대에서 ‘은혜와진리교회'라고 적힌 대형버스가 목격되기도 했다. 따라서 <뉴스타파> 보도는 이 같은 소문이 상당한 근거가 있었음을 밝혀 낸 셈이다.
더욱 황당한 점은 조용목 목사의 설교다. <뉴스타파>와 접촉한 한 성도는 조 목사가 지난 1월 JTBC 보도내용은 거짓이고, 극우논객 변희재 씨가 진실이라는 설교를 했다고 밝혔다. 변희재 씨는 최근 박 대통령 탄핵 집회에 자주 얼굴을 비추며 막말을 일삼아 문제를 일으키는 인물이다. 특히 변 씨는 지난 달 25일 열린 집회에서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과 탄핵심판 주심인 강일원 재판관을 향해 탄핵 인용시 "당신들의 안위도 그 누구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식의 협박성 발언을 했다. 그가 대표로 있었던 <미디어워치>는 탄핵 정국 이전부터 방송인 김미화 씨, 예술인 낸시 랭 씨를 ‘종북'으로 지칭했다가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기도 하는 등 신뢰에서도 문제를 일으킨 바 있었다. 조 목사는 이런 변씨를 진실이라고 포장해 설교한 것이다.
탄핵 반대 집회에 보수 개신교계가 인원을 대거 동원한 일을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3일 온라인매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기고문에서 "진정 놀라운 건 인생의 강도를 만난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그토록 적대적이던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이 민주공화국을 파괴하고 헌정을 유린한 박근혜는 결사옹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나는 인생의 강도를 만난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의 이웃이 되기는커녕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을 능욕하고, 저주하고, 폄훼한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을, 박근혜 비호에만 급급했던 목사들과 개신교인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