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자들에게 서울시장 명의 표창과 선물을 수여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박진탁 목사 한 명으로부터 시작된 장기기증운동은 40년 동안 한국사회의 각계각층에 퍼졌다. 이를 대변하듯 이날 행사에는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장관, 김명혁 한국복음주의협회장,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장을 비롯한 사회 각층 지도자 200여 명과 기증을 실천한 일반인 1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의 장기기증 문화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 정착되고 있는 추세다. 운동본부에 의하면 “연 6만 명이 장기기증을 서약하고 있으며, 김수환 전 추기경이 각막을 기증하며 선종한 후에는 3개월 만에 3만 명이 서명”할 정도로 활발해졌다. 또 “교회행사, 대학행사 등 각종 공공행사에서 기증서명은 하나의 익숙한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운동본부 박관용 이사는 “오늘은 정말 감동적이고 기쁜 날”이라고 소회를 표했다. 또 이 운동의 시발점이 된 박 목사의 공로를 상기시키며 “지금까지도 큰 일을 해오셨는데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장기기증운동을 계속하시겠다고 한다. 나와 직원들도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운동에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교계를 대표해서는 김명혁 목사가 축사했다. 김 목사는 “1991년 신문을 통해 어떤 목사가 장기기증을 실천했다는 소식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후 시무하는 교회에서 연 2회 헌혈행사를 열었고, 나도 장기기증에 서명했다”며 “한 명의 선구자적인 희생이 이렇게 큰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교회를 대신하여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또 “주님은 포도주와 기름이 아닌 살과 피를 우리에게 주셨다. 여러분 또한 자기 몸을 남들을 위해 내어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장기기증의 가치를 역설했다.
이날 행사의 진정한 주인공들이었던 장기기증 실천자들의 사연 소개는 참석자들의 가슴을 감동으로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기증인 장호진씨와 장씨로부터 이식 받은 서이화씨는 함께 연단에 서서 “우리는 친자매는 아니지만 피보다 더 진한 사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장씨를 ‘언니’라고 부르며 “언니 덕분에 새 생명을 얻었고 두 명의 자녀까지 출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으며, 장씨는 “하나님께 받은 큰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기뻤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또 다른 기증자 윤윤기씨는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말하니 부끄럽다. 기증을 하면 내가 행복해지는 것 같다”며 기증의 ‘기쁨’을 전했다.
행사에서는 서울시장 명의로 된 표창이 장기기증자들에게 수여되었으며, 서울필하모닉오페라 남성중창단, 테너 김동진 등이 참여하는 생명나눔음악회가 열려 축제 분위기였다.
박진탁 목사는 앞으로도 계속 장기기증운동에 헌신할 뜻을 밝혔다. 그는 “생명나눔운동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살아있고 또한 살아가야 할 이유입니다”라고 40주년에 맞춰 발간한 저서 <생명나눔>에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