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와 수익용 재산 등 총 66억을 빼돌려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성배 목사(기하성서대문 전 총회장) 2심에서 4년 9개월형을 선고받았다. 1심 보다 형량이 3개월 늘어났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적을 볼 때 원심 형량이 결코 무겁다 할 수 없고 오히려 가벼우나, 고령에다 외형적으로는 피해액이 다소 회복됐으므로 원심을 큰 틀에서 유지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하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박성배 목사에게 10여 분간 '훈시'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성직은 특권이 아닌 의무이고, 종교를 불문하고 성직자라면 신도들을 선한 삶으로 인도하고 청빈하며 스스로 삶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목회자들은 세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선한 목자, 도적과 같은 목자, 그리고 삯꾼인데, 선한 목자를 제외하면 물질과 명예만 탐하는 부류이다. 피고인은 어떤 목자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피고인 박성배는 강원랜드에서만 77억원, 그리고 워커힐 도박장에서 51억원을 따고 93억원을 잃는 등 도박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며 "알다시피 십계명에서는 도적질하지 말라고 했는데, 교인들이 한두 푼 모은 돈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교단 전체의 재산, 크게 보면 하나님의 재산을 빼돌렸다. 다른 말로 깊디 깊은 쾌락에 빠져 제단 앞 제물에 손을 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신의 법정, 그리고 인간 양심의 법정에서 심판을 받고 단죄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 인간의 법정에서도 이미 2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으면서 또 다시 범죄를 저질렀다"며 "교단의 재산 피해와 구성원들의 정신적 상처도 크고, 교단의 현 내용도 피고인으로 말미암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의 법정에서는 고백하고 회개하면 용서를 받고, 인간의 법정에서도 자백하고 깊은 반성과 성찰을 보이면 감형 요소가 된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 변명만 일삼았으며 증거도 교묘하게 꾸며서 냈다. 가슴이 아프다"라고 개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