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리기로 했던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윤세관 목사) 제102회 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정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기장 총회 측은 급기야 다음 달 19일 전남 군산성광교회에서 속회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정회 사태로 인해 권징조례 개정안, ‘교회 내 성폭력금지와 예방을 위한 특별법'(아래 특별법) 제정안 등 주요 의사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총회는 1년에 한 번, 교단의 총대의원들이 모여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중요한 회의다. 그러나 이 같은 의미가 무색하게 총회는 매년 일정 막바지로 갈수록 대의원들이 대거 회의장을 떠나는 일이 되풀이 돼 왔다.
대의원 정족수 미달은 의사결정에 대한 정당성까지 뒤흔드는 모양새다. 총회 마지막날인 22일 성소수자 교인 목회를 위한 연구위원회 구성과 활동안은 찬성 90대 반대 159표로 부결됐다. 이에 대해 교단 소속 A 목회자는 "의결권을 가진 총대원이 682명이고 과반은 342명이어야 한다. 그런데 투표결과를 보면 249명으로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다"며 의사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교단 관계자는 "대의원들이 회의 참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로 총회 첫 날, 한 총대원은 총회 지도부에게 "관광도시 경주에서 총회를 하면서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관광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느냐"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