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의 후계구도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명성교회는 김삼환 원로목사, 유경종 임시당회장 체제다. 명성교회는 올해 3월 김 원로목사의 아들 김하나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새노래명성교회와 합병을 결의했다. 이를 두고 교계 안팎에서는 합병 형식으로 김하나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시민단체들은 세습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명성교회는 곧 있을 정기노회를 앞두고 26일 김하나 목사의 위임 청빙안을 제출했다. 논란이 분분한 합병 대신 청빙으로 전략을 바꾼 셈이다. 이에 대해 예장통합(총회장 최기학 목사) 서울동남노회는 27일 해당 안건 접수를 보류했다. 교단의 입장은 분명하다. 제102회 총회장에 오른 최기학 목사는 세습 논란과 관련 "한국교회를 향한 시대적 요청이나 정신과 같이 가야 한다. (세습방지)법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높은뜻숭의교회 김동호 목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명성교회의 세습에 반대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 합병설이 불거진 지난 3월에도 SNS에 "교단 법을 어기고(편법 꼼수로 하였으니 어기지 않았다고 강변하겠지만) 은퇴 목사 아들이 결국 세습하였으니 노회는 그 아들 목사의 청빙을 허락하면 안 된다. 노회가 만일 허락하여 받는다면 총회가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날을 세운 바 있었다.
김 목사는 23일과 25일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해 잇달아 글을 올렸다. 게시글 일부를 아래 인용한다.
"명성교회 합병 세습 반대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려고 한다. 내게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교단이 금한 세습을 합병이라는 억지로 기여코 하려고 하는 것을 그냥 보고 있는 일은 옳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 23일자 게시글
"얼마전 명성교회에서 공동의회를 열어 교회합병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7천 여명의 참석자 중 2천 여명의 반대표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합병을 저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명성교회안에서 반대표가 2천 여 표나 나왔다는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라 생각한다.
법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교인들을 좋은 의미에서 의식화 시키는 것이다. 성경적인 분별력과 판단력을 갖게 하여 옳은 것은 옳다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할 수 있는 힘을 키워 교회의 기득권층 몇몇이 함부로 교회를 사유화하거나 옳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할 때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로막아서게 하는 것이다.
나는 교회 세습을 감행하고 교회 직분을 매매하는 목사들에게도 분노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저항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없이 따르는 교인들에게 더욱 더 크게 실망한다." -25일자 게시글
27일 22시 기준 김 목사의 23일자 게시글은 '좋아요' 1161회 공유 66회, 25일자 게시글은 ‘좋아요' 1078회 공유 92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