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신대, 성공회대, 한신대 교수들이 30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의 배타주의-근원과 현상’이란 주제로 학술모임을 개최했다. 이들은 한국의 주류 개신교 신학을 점검하고 자성하는 학문적 토론을 통해 기독교 배타성의 원인과 현상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비평하고자 했다.
한국기독자교수협회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학술모임엔 길희성 교수(서강대 명예교수)가 ‘한국 기독교의 배타성은 어디서 오나?’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았다. 그는 강연에서 한국의 주류 개신교 신학, 특히 복음주의적 기독교에 대해 “배타적 편협성과 공격적 선교의 배후에 있는 신학”이라고 지적했다.
길 교수는 또 한국 기독교가 종교다원주의 신학과 우주적 그리스도, 보편계시의 개념을 도외시하고 있음을 지적했고, 이는 “교회의 풍부한 신학 전통과 영성을 무시한 편협한 문자주의적 성서신앙과 값싼 은총을 남발하는 대속신앙”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예수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유일무이한’ 계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나는 한국 기독교는 물론이고 그리스도교 일반이 지닌 배타성 문제는 기독교인들이 타 종교에도 하나님의 계시가 있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구원의 진리가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한 결코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기독교가 편협한 배타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지성주의 청산과 신학적 다양성과 깊은 영성의 전통, 개방적 신학을 제시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이숙진 교수(성공회대 초빙교수)는 ‘한국 근현대의 역사적 특수성’에서 유독 눈에 띄는 한국기독교의 배타성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심층적 자기성찰을 통해서만 (기독교 배타성을)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토론자인 유승무 교수(중앙승가대 사회학)가 불교와 종교사회학 관점에서 기독교 배타주의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국가 및 정부와 종교계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이정배 교수(감리교신학대 통합학문 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한국사회에서 기독교가 대형화되고 정치권력화하며 불교에 대해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우려한 신학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