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민주한신 비대위 “곡기를 끊고 한신을 외친다”

8일 오전 기장 총회 앞에서 단식/삭발 무기한 농성 예고

연규홍 신임 총장 선임을 둘러싼 한신대학교 학내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민주한신 비대위)는 7일 성명을 내고 단식/삭발 무기한 농성을 예고했다.

한편 민주한신 비대위는 한신대학교 비서실장이 신학대학장에게 보낸 공문을 공개했다. 비대위는 이 공문이 "총장 주체가 아닌, 비서실장 직인이 찍혀있는 이 공문은 어떠한 공신력도 가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공문 내용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연 총장을 향해 "학생들을 기만하고 농락하는 행태를 멈추라"고 촉구했다.

민주한신 비대위의 단식/삭발 무기한 농성은 8일 오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가 있는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아래는 민주한신 비대위가 낸 성명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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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민주한신 비대위가 8일 오전 기장 총회 앞에서 단식/삭발 무기한 농성을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 달 13일 한신대 신학생들이 자퇴서를 학교측에 제출한 뒤 가진 기자회견.

곡기를 끊고 한신을 외친다.

우리는 여러 차례의 성명과 행동을 통해 한신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쳤다. 민주주의의 죽음이 곧 한신의 죽음이라 선포하고 33명의 신학생이 자퇴서를 제출하며 연규홍 총장의 사퇴와 한신학원 이사회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연규홍 총장은 제자들의 집단 자퇴와 절규에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단 하나의 모호한 담화문만 발표했다. 그 후 우리는 연규홍 총장의 직접적인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의 자리를 가졌다. 연규홍 총장이 제자들의 집단 자퇴와 절규에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듣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연규홍 총장은 학생들의 요구가 ‘공문'으로 접수되지 않았기 때문에 논의가 불가능했다고 답하였다. 이것이 연규홍 총장이 말한 ‘소통'인가? 우리는 이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며 즉각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그리고 또 다시 기다렸다.

그리고 11월 06일, 우리는 한신대 신학대학장으로부터 공문을 전달 받았다. 한신대학교 비서실장의 이름으로 신학대학장에게 보낸 ‘신학과 교수회의 결의에 대한 학교당국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공문이었다.

우리는 이 공문에 대해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총장 주체가 아닌, 비서실장 직인이 찍혀있는 이 공문은 어떠한 공신력도 가질 수 없다. 또 다시 학생들을 배제하고 신학대학장에게 비서실장 이름으로 공문을 보낸 것에 우리는 심각한 분노를 느낀다. 연규홍 총장은 학생들을 기만하고 농락하는 행태를 즉각 멈추어라.
그 전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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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신학과 학생들의 집단 자퇴서 제출에 대한 신학과 교수님들의 입장을 잘 전달 받았습니다. 교수님들의 수고와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총장님 이하 전 스텝진들은 이 문제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총학과 계속적인 만남을 통해 풀어가고 있습니다. 총학생회에 제안한 학교당국의 공식입장을 아래와 같이 알려드리오니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1. 한신대학교 총장 선출 규정을 2017년 6월16일 한신대학교 4자협의회가 합의한 "한신대학교 총장후보자선거규정" 에 의거하여 총장의 임기 내에 정관을 통해 개정하기로 한다.
2. 한신의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임 총장 재임기간동안 발생한 도서관 증개축 자금, 산학협력단 계정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투명하게 해명될 수 있도록 조치를 다한다.
3. 이러한 제반의 개혁의 성과를 두고 총장과 실처장단은 총장의 임기 내에 정당성을 검증받도록 한다. 검증의 절차와 방법은 4자협의회의 합의안에 따르도록 한다.
4. 한신대학교 총학생회가 2017년 10월16일에 제안한 "학교발전을 위한 총학생회의 요구사항 전달의 건" 에 제시된 학생복지와 장학, 행정 및 학사관련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학생복지 제반 사항을 총학생회와 합의하여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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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문 1번에 대한 답 - 스스로 4자협의회가 합의한 규정을 무시하고 오히려 101회 총회 결의를 무시한 이사회의 총장 초빙공고에 후보 등록한 것을 시인하는 것이다. 이미 자신이 무시한 4자협의회의 합의안을 총장 선임이 된 후에야 개정하겠다는 것을 어찌 신뢰 할 수 있겠는가.

공문 2번에 대한 답 - 단호히 말한다. 연규홍 총장은 다른 의혹에 대해서 밝히기 전에 자신에게 제기된 수많은 문제들부터 해명하라. 마땅한 해명도 없이 현 시국을 덮어둔 채 학내 재정에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서 앞장서서 밝히겠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공문 3번에 대한 답 - 문항에서 밝힌 ‘임기 내 정당성 검증'은 이미 치러졌다. 학생들의 총 투표를 연규홍 총장은 이미 ‘92.7% 불신임'으로 검증되었다. 또한 101회 총회 결의를 무시하고 학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총장 자리에 올라선 것 자체로서 총장의 정당성은 사라진지 오래다. ‘임기 내에'라는 말을 붙이며 끝까지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지 않으려는 행보에 우리는 심히 분노한다. 다시 한 번 말한다. 개혁의 시작은 연규홍 총장의 사퇴로만이 시작될 수 있다.

공문 4번에 대한 답 - 밝힌 총학생회가 제안한 요구안을 왜곡하지 말라. 총학생회 요구안에는 학생복지와 장학, 행정 및 학사관련 요구만 있던 것이 아니다. 공문의 첫 번째 페이지에 분명히 "1. 총장 직선제 제도화 2. 학내구성원 의견 배제된 총장선임 원천무효화 3. 현 이사회 퇴진" 이라고 명시되어있다. 자신의 거취에 대한 학생들에 요구에는 어떠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으면서 몇 가지 요구안만 선택적으로 뽑아 수용하는 태도는 현 사태를 왜곡하고 단순 무마시키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연규홍 총장은 총학생회와 비대위의 총장직 사퇴 요구에 대해 분명하게 입장을 밝혀라.

연규홍 총장은 정녕 학생들이 왜 자퇴서를 제출하고, 곡기까지 끊어가면서 외치는지 아직도 모르는가? 연규홍 총장은 목숨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민주주의를 외쳤던 한신 신학 선배들의 정신에 더 이상 먹칠하지 말라. 우리는 우리의 선배들의 거룩한 정신을 기억하며 그 뒤를 따라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알린다. 우리들이 자퇴서를 제출하고, 곡기를 끊어가면서 까지 이 길을 걷는 까닭이다.

연규홍 총장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철저히 무시했다. 이번 공문에서 까지 신학생들의 집단 자퇴에 관련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것이다. 제자들의 자퇴에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는 총장에게 어떻게 한신을 맡길 수 있겠는가. 또한 연규홍 총장 신임/불신임 학생 총 투표가 92.7% 불신임으로 마무리 된 사안에 관하여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92.7%가 본인을 불신임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적절한 해명조차 하지 않는 것은 학생들을 기만하는 것이다.

연규홍 총장은 총학생회와 비대위의 수많은 외침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11월 06일 신학대학장에게만 공문 답변하였다. 공식적으로 학생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사항은 여전히 없는 것이다. 연규홍 총장은 학생들과 진실한 자세로 대화에 임하라.

연규홍 총장은 학생들에게 직접 독단적인 이사회와 비민주적 총장 선출에 관하여 강력하게 규탄했었다. 바로 2016년 강성영 전 총장 서리 퇴진과 이사회 퇴진 단식 농성 당시였다. 연규홍 총장은 분명히 당시 단식 농성 천막에 수차례 방문하여 농성중인 학생들에게 지지표명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의 연규홍 총장의 행태는 무엇인가? 자신의 지난 발언에 정면으로 반대되는 행보를 보이며, 스스로를 자신이 말한 규탄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연규홍 총장은 자신의 발언들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11월 8일 우리는 한신대학교와 이사회 모두를 포괄하는 기독교장로회 총회 앞에서 단식/삭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할 것이다. 지금과 같이 문서 뒤에 숨어서 모호한 말로 상황을 무마 시키는 일은 더 큰 저항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연규홍 총장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신학생들의 단식 농성장에 직접 나타나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곡기를 끊고 한신을 외친다.
연규홍 총장은 사퇴하라.
한신학원 이사회는 사퇴하라.
민주적 총장선출 보장하라.

2017년 11월 07일
민주한신을 위한 신학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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