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해결점 못찾고 표류하는 한신대 학내갈등

신학생, 교수에 이어 목회자까지 릴레이 농성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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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지난 8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간 한신대 신학전공 12학번 정동준씨, 15학번 진유경씨, 16학번 김강토씨가 농성 천막에서 잠을 청하고 있다.

연규홍 총장 선임으로 불거진 한신대 학내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지난 8일 오후 3명의 신학전공 학생들이 학내 민주화를 요구하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기장)가 있는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삭발 및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데 이어 각각 13일과 14일엔 한신대 신학대학원생 3명과 신학부 류장현, 박경철, 이영미 교수가 보직사퇴와 단식농성 돌입을 선언했다.

지난 15일 기자는 농성장을 찾았다. 이때 박경철 교수는 농성 참여에 대해 "학생들은 본래 자리로 돌아가라, 우리가 (단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단식 중인 세 학생들은 "힘이 빠져나가는 느낌 말고는 아무 이상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한 학생에게 이상징후가 나타났다. 16일 단식 중이던 15학번 진유경씨가 혈당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응급실로 향한 것이다. 진씨는 응급진료 후 다시 농성에 복귀했다. 진씨는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학부생중 유일한 여성인지라 나로인해 여성이 하는 운동의 한계가 인식 될까 봐 무섭기도하고, 아직 한신의 민주를 위해 그 무엇도 쟁취한것이 없는데 이렇게 쉽게 혼자 나가떨어지고 싶지 않아서 당수치에 대한 조치만 받고 급하게 다시 농성장에 합류했다."

학생 및 교수에 이어 기장 목회자들도 릴레이 단식농성을 결의했다. '한신대 정상화를 위한 목회자 모임'(아래 목회자 모임)은 16일 첫 모임을 갖고 오는 20일 오전 기장 총회 앞에서 기도회를 갖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위 및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목회자 모임에 참여한 A 목회자는 "학생들에 대한 지지, 그리고 총회가 학생들과 대화의 장으로 나오도록 압박하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편 연규홍 총장은 16일 담화문을 내고 한신대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오는 23일 열 것을 제안했다. 연 총장은 담화문에서 한신 정상화와 개혁에 대한 학교 당국의 입장을 밝혔다. 그가 밝힌 입장은 이렇다.

1. 한신대 총장 선출 규정을 2017년 6월16일 한신대 4자 협의회가 합의한 '한신대 총장 후보자 선거규정'에 의거해 총장 임기 내에 정관을 통해 개정하기로 한다.

2. 한신의 재정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전임 총장 재임기간 동안 발생한 도서관 증개축 자금, 산학협력단 재정 문제 등 각종 의혹들이 투명하게 해명될 수 있도록 조치를 다한다.

3. 이러한 제반의 개혁의 성과를 두고 총장과 실처장단은 총장 임기 내에 정당성을 검증 받도록 한다. 검증 절차와 방법은 4자 협의회의 합의안에 따르도록 한다.

4. 한신대 총학생회가 2017년 10월16일 제안한 '학교 발전을 위한 총학생회 요구사항 전달의 건'에 제시된 학생복지와 장학, 행정 및 학사관련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학생복지 제반 사항을 총학생회와 협의해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로 한다.

연 총장의 입장에 대해 목회자 모임의 A목사는 "그간 연 총장이 밝힌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고려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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