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가 최근 청와대 낙태죄 폐지 청원 답변에 나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프란치스코 교황 부분이 잘못 인용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27일 조국 민정수석이 전날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신중절에 대해 '우리는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앞서 천주교 주교회의는 이날 "가톨릭교회는 낙태 역시 인간의 생명을 죽이는 유아 살해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태아의 생명이 침해당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답변과 관련한 공개 질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마치 프란치스코 교황이 낙태에 관한 가톨릭교회의 기본 입장 변화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발표했다"며 "이는 국민에게 마치 천주교가 작금의 낙태죄 폐지와 관련하여 새로운 상황이 전개된 만큼 긍정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으리라는 착각을 갖게끔 하며, 매우 교묘한 방법으로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시 밝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와대 발표처럼 말씀하신 적이 없다"며 "한국 한국 천주교회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사실을 바로잡아 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 정재우 신부는 평화방송에 출연해 조국 수석의 발언이 "2013년 이탈리아에서 발간된 잡지 '라 치빌타카톨리카'에 수록된 인터뷰 내용을 왜곡한 것"이라며 "가톨릭 교회가 교리를 선포할 때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교황의 발언은 낙태와는 관련 없는 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