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환경운동연대(이하 기환연)는 정부의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해 12월 15일(금) 성명을 발표하고 "에너지전환으로 생태적 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향후 15년 간의 계획에서 지진대 인근의 핵발전과 여전히 높은 비중의 석탄발전의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은 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더욱 높일 것,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 에너지 사용 비용을 현실화할 것,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민주주의를 구현할 것 등을 권고했다. 이것이 생태적 정의를 이룩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성명서의 전문이다.
에너지전환으로 생태적 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의논 없이 세워진 계획은 실패하지만, 조언자들이 많으면 그 계획이 이루어진다"(잠언 15:22)
정부는 지난 14일 올해부터 2031년까지 15년 동안 6기의 핵발전소를 없애고, 석탄발전의 비중을 줄이며 재생에너지와 LNG발전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력의 소비와 수급을 결정하는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이번 계획에서 월성 1호기의 조기 폐로를 비롯한 핵발전소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탈핵 정책과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확대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방향을 잡은 것을 환영한다. 하지만 여전히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지진대 인근의 핵발전과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석탄발전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정부가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미비점을 개선한 더 나은 계획을 수립하여 확정하기를 바라면서 다음의 의견을 밝힌다.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더욱 높여야 한다
지금 세계의 에너지 산업은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급격히 판도가 변하고 있다. 기타의 에너지원보다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동시에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에너지 저장과 수요관리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적정 설비에 대한 기준이 바뀌고 있음에도, 정부는 과거지향적인 기준으로 핵발전과 석탄발전의 설비를 유지하려하고 있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핵발전과 석탄발전을 고집함으로써 재생에너지 확산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정부는 공청회와 의견청취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현재의 계획보다 더욱 확대하기 바란다.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를 위해 에너지 사용 비용을 현실화해야 한다
우리의 전기 소비는 전력 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에너지 소비가 확대된 측면이 많다. 과다한 전력 에너지가 사용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력설비를 과다하게 확충하는 악순환을 중단해야 한다. 이제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과 함께 적정한 에너지가 사용될 수 있도록 에너지 사용 비용을 현실화해야한다. 시민들은 무조건 전기요금이 오르지 않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요금이 오르더라도 더 나은, 더 정의로운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을 위한 투자를 위해 에너지 비용을 현실화해야 한다.
결국, 생태적 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단지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의 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에너지 민주주의를 구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생태적 정의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으로 에너지 불평등이 가중되고, 전쟁이 일어나며,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지구의 생태계가 무너졌다. 그러한 에너지 사용으로부터 돌이켜 에너지 정의를 이루고, 평화를 구현하며, 삶의 자리를 회복하고, 지구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 성서의 '새 하늘 새 땅'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에너지 전환을 기대하는 모두의 바람이다. 이에 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한국 교회와 함께 에너지 전환을 통해 생태적 정의를 이루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이 더 건실하게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2017년 12월 15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