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장'으로 불리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판정에서 "(식물인간이 된)아들 손을 잡아 주고 싶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이날 김기춘 전 실장은 "남은 소망은 늙은 아내와 식물인간으로 4년간 병석에 누워있는 제 아들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아주는 것"이라며 "제 아들에게 이런 상태로 누워있으면 아버지가 눈을 감을 수 없으니 하루 빨리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라 말하고 나서 제 삶을 마감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김기춘 전 실장은 19일 서울고법 형사3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자신의 블랙리스트 혐의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헌법적 가치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성실히 직무수행하다 벌어진 일이라는 데 한치의 의심도 없다"면서 "북한과 종북 세력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한편 김기춘 전 실장 아들 김성원씨는 의사였으나 지난 2013년 12월 31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의식불명 상태가 이어져 4년째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온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