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오빠 "암이 주는 유익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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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KBS 스페셜 '앎' 방송화면 캡처)
▲22일 방송된 KBS 스페셜 '앎' 교회오빠 편에서는 이관희 집사 부부가 각각 대장암, 혈액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탄이 여호와께 대답하여 이르되 욥이 어찌 까닭 없이 하나님을 경외하리이까(욥1:9)

자기보존 본능에 충실한 인간이라면 누구든 피하고 싶은 것이 고통이다. 그것도 인간의 살과 피를 만신창이로 만들고 목숨까지 빼앗아가는 치명적인 고통이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 또 사랑하는 아내에게 찾아왔다면 저항없이 그 고통을 쉽게 수용하고 감내할 수 있을까?

차가울 만큼 맹목적이면서 무차별적으로 들이닥친 고통 앞에 적절히 상황을 타협해 신앙인 답게 "내 죄 때문이다"라고 주문을 걸기도 하지만 여전히 "왜"라는 질문이 가라앉지 않는 것은 저주스러울 정도로 엄습하는 고통의 실제성 때문일 것이다. 죄 때문에 부부가 고통을 당할찌언정 엄마 아빠 없이 세상에 홀로 남겨질 줄도 모르는 두살배기 사랑스런 딸은 도대체 무슨 죄인가?

22일 방송된 KBS 스페셜 '앎' 교회오빠 편에서는 이관희 집사 부부가 각각 대장암, 혈액암 4기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오은주에게 이관희는 오빠의 과외선생이었고, 첫사랑이었다. 오랜 연애 끝에 부부가 되었고, 결혼 3년 만에 예쁜 딸을 출산했다. 오은주가 산후조리원을 나오는 날, 서른일곱 젊은 남편이 대장암4기 진단을 받았다.

남편의 4기암 진단은 청천벽력이었지만, 불행은 홀로 오지 않았다. 시어머니는 아들의 4기암 진단에 충격을 받고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 어머님이 떠난 지 5개월 후, 아내 오은주 마저 혈액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하나둘씩 빼앗기는 욥기의 주인공 욥의 운명이 이관희를 덮치는 날이었다.

"주님 이러다 우리 가족 모두 다 죽게 생겼습니다. 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잘난 줄만 알았다던 '교회오빠' 이관희 집사는 교회 강단에 올라 이처럼 간증했다. 암 진단을 받고 나서 돌아보니 자신이 소중한 시간을 남을 정죄하고 증오하는데 썼다는 것을 깨달았고 암 투병 속에서야 비로소 그 소중한 시간을 남을 축복하고 사랑하는데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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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KBS 스페셜 '앎' 방송화면 캡처)
▲"주님 이러다 우리 가족 모두 다 죽게 생겼습니다. 주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이 잘난 줄만 알았던 '교회오빠' 이관희 집사는 교회 강단에 올라 이처럼 간증했다. 암 진단을 받고 나서 돌아보니 자신이 소중한 시간을 남을 증오하는데 썼다는 것을 깨달았고 암 투병 속에서야 비로소 그 소중한 시간을 남을 축복하고 사랑하는데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암 환우들이 모여 기도하는 모임에서 이관희 집사는 시련 속에서 단단해져 가는 자신의 믿음을 나눠 주목을 받았다. 환우들 중 몇몇이 암 진단을 받고나서 한동안 "나에게 왜 하필 암이라는" 질문과 함께 하나님께 원망하고 분노했다는 말을 전해 들은 이관희 집사는 "고통의 현실에만 집착하다 보면 그런 원망이 생길 수 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이관희 집사는 그러나 "삶의 전체를 놓고 플러스 마이너스로 손익계산을 따져보면 얘기가 달라진다"면서 "제 삶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플러스라고 하고 절망을 마이너스라고 가정한다면 어떻게 계산해도 플러스 밖에 남지를 않는다"고 고백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관희 집사의 기도와 묵상 내용도 틈틈이 전해졌다. 아내 오은주에 의하면, 이관희 집사는 아들의 암 선고에 우울함을 견디다 못해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의 눈을 직접 감겨드린 뒤 손을 잡고 아래와 같은 기도를 했다고 한다.

"암이라는 질병도 주님이 주신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잘 견디고 있는 저를 시험하지 말아주십시오. 주님. 어떤 환란이 와도 내가 주님을 변함없이 사랑하겠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우리 엄마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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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KBS 스페셜 '앎' 방송화면 캡처)
▲이관희 집사 부부는 누구라도 절망할 수 있는 부부의 암 투병 속에서 조건없이 감사하는 신앙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한 걸음씩 떼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딸과 함께 이들 부부는 예측불가능한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진주 같이 빛나고 아름다운 하루를 살아냈다. 남들에게는 일상인 하루가 이들 부부에게는 기적의 연속이다.

이관희 집사 부부는 누구라도 절망할 수 있는 부부의 암 투병 속에서 조건없이 감사하는 신앙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한 걸음씩 떼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딸과 함께 이들 부부는 예측불가능한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도 진주 같이 빛나고 아름다운 하루를 살아냈다. 남들에게는 일상인 하루가 이들 젊은 부부에게는 기적의 연속이다.

"암 자체는 축복이 아닐지 몰라도 암이 주는 유익이 있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보니 삶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잖아."

"죽음 앞에 서보니까 비로소 진짜 신앙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신앙의 위선까지도 포함하는 욕심을)자기를 비우고 예수님만 살게 하는 신앙을 정말로 실천할 수 있는 찬스가 왔다."

"내 잘못 때문일까? 암이 낫지 않고 하나님이 우리를 예상보다 빨리 데려간다고 하시면 순종할 수 있을까? 여전히 고민이고 기도 제목이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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