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활동비를 비과세로 묶어두고 종교단체회계 세무조사를 종교인 소득에 한해 조사하도록한 정부의 소득세법시행령 수정안(아래 수정안)이 종교인 특혜 논란을 일으키는 가운데 시민단체인 '종교투명성감시센터'와 '종교인근로소득과세를 위한 국민운동본부', 그리고 사랑의교회 갱신그룹 신도 약 80여 명은 26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 기획재정부를 찾아 수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재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정안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서한을 기재부 세제실에 전달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류상태 대표(전 대광고 교목실장)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교인에게 특혜를 준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류 대표의 말이다.
"지금 교회 때문에 예수께서 욕을 먹고 있다. 소득 있으면 당연히 세금을 내야 하건만, 세금 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특히 그렇다. 그런데 이들이 힘이 세서 정부가 이들에게 굴복한 것 같다.
대형교회 목회자들 대부분은 억대 연봉을 받는다. 정부의 수정안 대로라면 월 수령액 가운데 100만원만 본봉으로 하고 나머지를 종교활동비로 책정하면 세금을 안내도 된다. 대형교회 목사들이 이런 짓을 벌이고 다닌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원칙을 지키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 원칙이 종교계엔 적용되지 않는가? 왜 종교인만 특혜를 받아야 하는가?"
회견에 참여한 이들은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종교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신도 A씨는 "김 부총리는 강남 대형교회에 몸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이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실제 확인 결과 김 부총리는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S교회 집사였다. 또 부총리 임명 직전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 교회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도 B씨는 "종교활동비는 사회로 말하자면 영수증 처리 없이 쓸 수 있는 특수활동비다. 종교활동비는 중대형 규모 이상의 교회에서나 지급이 가능한데, 김 부총리가 대형교회 출석 신도이다보니 대형교회 입장을 수용한 것 같다"고 전했다.
회견을 마친 뒤 김형남 종교투명성감시센터 운영위원과 류상태 목사는 기재부 세제실 담당 공무원에게 전달했다.
김 위원과 류 목사는 "국무회의에서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헌법소원을 내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