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명성교회 사과입장 발표, 그러나 논란 오히려 증폭

1일 <기독공보>에 사과문 게재…신학생 연대 즉각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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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기독공보)
▲명성교회가 세습 논란에 대해 교단지 <기독공보>에 사과문을 실었다. 그러나 사과문은 논란을 증폭시키는 모양새다.

명성교회가 2018년 1월1일 교단지인 <기독공보>에 사과문을 실었다. 김삼환 원로목사, 김하나 담임목사 외 당회원 일동명의로 낸 사과문에서 "우리 교회 일로 한국교회와 많은 교우들에게 큰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우리 교단 총회와 서울동남노회, 그리고 명성교회를 아껴주시는 모든 분들께서 여러 모양으로 보내주신 질타와 충언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명성교회 측은 또 김하나 목사 청빙에 핵심 역할을 한 장로도 이선후퇴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교회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세습 논란이나 세습 철회 입장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허울뿐인 사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명성교회 세습 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아래 신학생연대)는 3일 반박 성명을 냈다. 신학생연대는 명성교회의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나 책임감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의 사과는 교단의 헌법을 준수하여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장로 교체에 대해서도 "이번 세습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김삼환 원로목사님과 김하나 목사님에게 있는데 그러나 정작 이 두 분은 어디 가시고 장로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려고 하는가?"라며 날을 세웠다.

신학생연대는 "이번 입장 발표처럼 무책임하고 진정성 없는 행동은 오히려 내부의 파열음만 가속시키고,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키울 뿐"이라며 "명성교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과는 교단의 헌법을 준수하고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아래는 신학생연대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김하나 목사님! 어디 계십니까?
- 명성교회 공식 입장에 대한 신학생의 응답

오늘 배포된 한국기독공보에는 세습 사태에 대한 명성교회의 공식 입장이 실렸습니다. 명성교회는 광고 형태의 글을 통해서 세습 사태로 물의를 일으켜서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과에 진정성이나 책임감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사과는 교단의 헌법을 준수하여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1. 명성교회는 이번 한국기독공보에 실린 사과와는 다르게 세습 반대 활동을 억압해왔습니다. 세습에 반대하는 목사님을 노회에 기소하고, 동남노회 비대위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선교비 지원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노회의 표결권을 가지고 있는 다른 미자립교회에 대한 지원을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명성교회의 돈과 영향력을 앞세워 세습을 관철시키려는 태도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이번 세습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김삼환 원로목사님과 김하나 목사님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이 두 분은 어디 가시고 장로 한 사람에게 책임을 지우려고 하십니까? 희생양을 앞세워 사건을 무마하려는 행태가 세상 정치 권력과 무엇이 다릅니까? 이것이 정녕 교회다운 모습입니까?

명성교회 청년대학부원들이 세습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회학교 교사들도 자랑스런 교회를 물려주고 싶다며 세습 반대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김삼환 목사님과 김하나 목사님이 귀기울여야 하는 목소리는 세습에 반대하는 25%의 의견입니다. 세습으로 마음 아파하고,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의 목소리를 들으셔야 합니다.

이번 입장 발표처럼 무책임하고 진정성 없는 행동은 오히려 내부의 파열음만 가속시키고,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만 키울 뿐입니다. 명성교회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과는 교단의 헌법을 준수하고 세습을 철회하는 것입니다. 저희 신학생들은 이것이 명성교회가 진정으로 가야할 길이며, 교회의 모습을 되찾는 일이라는 것을 호소합니다.

2018년 1월 3일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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