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소속 은퇴 목회자들의 모임인 '전국은퇴목사회'(아래 은퇴목사회, 회장 윤두호 목사)가 세습을 두둔하고 나섰다.
은퇴목사회는 <한국 기독공보> 1월6일치에 '전국 교회와 목회자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하의 광고를 냈다. 이들은 명성교회를 향해 "김삼환 목사가 이룬 이 신화가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아름답게 기억되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동남노회와 예장합동 총회에 책임 있는 처신을 주문했다.
논란이 이는 대목은 세습 반대를 외치는 신학생, 교수, 목회자를 겨냥해 내놓은 입장이다. 은퇴목사회는 이들을 향해 "비판도 역사적이고 신학적인 교훈이 되고 유익을 끼치는 방향에서 해야한다. 그런데 집단화하여 비난 하는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목회자들을 향해선 "명성교회 세습을 북한식 세습이라는 식의 비판은 수정되어야 한다"며 "(세습이) 목회현장의 어려움과 임지가 없는 후배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지만 입장표명을 지나쳐 집단화하여 교회에 혼란을 주는 것은 안된다"고 했다.
해당 광고의 취지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고자 은퇴목사회 윤두호 목사와 접촉했다. 윤 목사는 5일 오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우리 교단이 수년 간 내부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명성교회 문제로 다시 논란이 일고 있어 교단의 어른이자 선배로서 한 마디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광고를 냈다"고 설명했다. 윤 목사는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미 김하나 목사가 담임목사로 온 만큼 끌어내릴 수는 없지 않은가? 절차상 하자가 있었지만 명성교회가 사과 입장을 낸 만큼 덮어줘야 한다. 감리교단의 경우 아들이 아버지로부터 교회 물려 받아 목회 잘 한다. 유독 명성교회만 갖고 문제 삼는다. 대형교회라서 돌팔매질 당하는 거다. 본인이 사과한 만큼 용서해줄 줄도 알아야 한다."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신학생연대의 한 관계자는 "은퇴하신 목회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겠다. 그럼에도 우리는 세습 반대 이유를 확신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명성교회 세습 논란과 관련, 총회재판국에 관련 소송이 계류된 상태다. 총회재판국은 오는 16일 노회관계자들을 불러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