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세습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 60명이 ‘명성교회 세습을 반대하는 장신대 교수모임'(아래 교수모임)꾸리고 세습 반대 활동에 들어갔다.
교수모임은 12일 오후 서울 광진구 광나루 장신대 여전도회기념음악관에서 연합기도회를 갖고 출범을 알렸다.
교수모임 공동대표를 맡은 박상진 교수는 "장신대 교수들은 명성교회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빈안을 공동의회에 상정한 지난 해 3월부터 세습 반대 활동을 해왔다"며 "명성교회가 여전히 세습을 고수해 한국교회가 혼돈에 빠진 상황에서 세습 반대 활동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모임을 출범시켜야 한다는데 공감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그러면서 교수모임의 목적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
"교회 세습 반대는 진보-보수의 문제 아니고 하나님의 공의, 진리의 문제다. 따라서 세습이 신학적으로 잘못된 일이라는 걸 보다 분명하게 밝히고, 알리는 일이 필요하다. 신학은 연구실에서 하는 게 아니다. 무너져가고 왜곡된 한국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이 바로 신학이다. 진정한 신학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이 일에 나서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한국교회 개혁엔 신학교수의 개혁도 포함돼 있다. 자기개혁과 더불어 세습 문제 해결로 끝나지 않고 한국교회의 진정한 개혁을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또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교, 신학대학원, 총학생회,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 등 각 단위와 연대해서 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 협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연합기도회에서는 명성교회 세습 반대와 아울러 신학교 및 한국교회 개혁을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아래는 기도문 중 일부다.
"우리는 명성교회 부자목사 세습문제로 거룩하신 주님의 온 교회공동체 전체가 고통 받고 있습니다. (중략) 이미 저질러진 일, 돌이킬 수 있겠느냐는 세간의 소리도 많이 있지만 자비하신 우리 하나님 앞에 참회하고 돌이키는 그 시간이 늦는 법은 하나님 나라에는 없사오니 아직 문 밖에 서서 기다리고 계시는 하나님 아버지 앞에 명성교회 온 공동체자 참회의 광장 앞으로 나아와 모든 거짓된 지위, 자리, 명예, 돈 권력 자존심, 거짓 불의를 갈보리 언덕 십자가에서 죄 없이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시는 그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참회하기 원합니다."
예장통합 노회장협의회 박은호 목사
"주님의 음성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성경말씀을 개인의 소견에 따라 해석하여 개인의 명예를 지키고 탐욕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하는 한국교회와 저희 목회자들을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주님께서 저희의 죄악과 허물의 옷을 보시며 역겨워 떠나시기 전에 저희로 회개하여 부정한 옷을 떼어내게 하시고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어내게 하시옵소서."
예장통합목회자연대 최현일 목사
"성전 울타리를 넘어 아픔과 고통이 머무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선포하기 위해 모인 신학도들이 있습니다. 불의앞에 무릎꿇지 않게 하시고, 오직 주님 앞에서만 무릎꿇게 하옵소서. 세상 모든 허물 앞에서는 관대하되 진리의 편에 서는 데는 절대 타협하지 않게 하옵소서. 세상과 거짓 권세 앞에서는 날카롭게 비판하며 세상의 아픔에는 사랑으로 품게 하옵소서. 이 학교를 통해 학문과 경건의 연단을 받게 하시어 아골짝 빈들일지라도 주신 사명 감당하게 하옵소서."
명성교회 세습반대를 위한 신학생연대 이훈희
한편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재판국은 오는 16일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동남노회 비대위)가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심리한다. 동남노회 비대위장인 김수원 목사는 자유발언을 통해 재판국이 지난 3일 화해중재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 측은 김하나 목사 위임철회만 양보한다면 나머지 희생을 각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하나 목사 위임철회가 본질적인 문제이기에 이를 양보할 수 없다면 화해중재는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명성교회 장로들은 김하나 목사를 지키겠다는 뜻이 확고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16일 진행될 재판과 관련, 김 목사는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드러나기 바란다.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