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옥토의 마음을 가진 부부

수많은 남녀들이 서로 짝을 지어 결혼이라는 관문으로 들어섭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적은 비율에 해당하는 부부들만이 행복이라는 참 맛을 경험할 뿐, 상당히 많은 부부들은 결혼 후 심각한 갈등을 겪습니다. 갈등하는 부부들 가운데서도 어떤 부부들은 일정기간의 갈등을 거친 후 행복한 단계로 접어들지만, 어떤 부부들은 평생을 갈등하며 삽니다.

예수님께서는 결혼생활의 갈등을 일으키는 이유를 말씀해 주기 위해 성경에서 인간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고 계십니다. 그 두 부류의 사람은 살아가면서 삶의 열매를 풍성하게 맺는 사람과, 살아 움직이기는 하지만 삶의 열매가 전혀 없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이러한 인간 이해가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난 곳은 씨 뿌리는 비유입니다.

씨 뿌리는 비유관점에서 보면 생명의 열매를 90배, 100배 맺으면서 살아가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둘이 부부로 평생을 살아가도 열매 하나 없이 삭막한 부부도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예수님은 씨 뿌리는 비유에서 잘 설명하고 계십니다.

씨가 떨어지는 밭은 인간의 마음 즉 부부의 마음을 의미합니다. 씨가 떨어져 싹이 나고 열매가 열리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씨가 떨어져도 싹을 틀 수 없는 마음을 가진 부부도 있습니다. 다음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마음을 가진 부부, 세 번째는 뿌리를 내리고 자라기까지 했으나 열매가 없는 마음을 가진 부부가 있다는 것입니다.

씨가 떨어져도 열매를 생산할 수 없는 마음이라 함은 복음을 수용할 수 없는 마음이요, 좀 더 깊이 파고들면 예수님을 받아들이지 않는 마음이며, 더 나아가서는 이웃을 용납하지 못하는 마음이자 구체적으로는 자신의 남편, 자신의 아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임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남편과 아내로 함께 살면서도 생명의 발자취를 전혀 남기지 못하는 부부를 세 가지로 분류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것은 바로 길바닥 마음, 바위 덩어리 마음, 가시덤불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 마음이 결혼 생활의 갈등의 요인이자, 삶의 열매를 맺을 수 없는 원인이라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부부들에게 제시하고 계십니다.

첫 번째, 길바닥 마음을 소유하고 있는 부부는 서로의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자기 생각만 알지 자기와 다른 생각이 있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한 마디로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에서 결혼생활의 갈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남편 아니면 아내가 바로 길바닥 마음의 소유자인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심한 갈등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부부들을 보면 남편이나 아내 모두가 중증의 길바닥 마음의 소유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길바닥 마음의 사람은 자기 외에 다른 사람을 보지 못합니다. 상대의 아픔과 기쁨을 이해하지도 못합니다. 아예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 생각대로 따라주어야만 합니다. 이런 사람이 내 남편 또는 내 아내라고 상상해 봅시다. 이런 사람과 함께 기쁘게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리나라엔 어디를 가도 이런 길바닥 마음씨 때문에 갈등을 겪는 부부를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배우자와 함께 산다는 것, 그것은 사랑이 깃든 결혼생활이 아닙니다. 어쩌지 못해서 억지로 살아가는 생지옥과 같은 것입니다. 이런 부부들에게 어떤 창의적이고 행복한 열매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은 “이 마음을 바꾸기 전에는 부부가 함께 살아도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죽어있는 결혼생활에서는 아무 소망도 바랄 수 없습니다.

두 번째, 결혼생활의 갈등의 요인으로 바위 덩어리 마음을 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마음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생명의 열매가 없는 것을 보셨습니다. 마음 속에 있는 바위덩어리 즉, 무거운 짐은 마음 속에 맺힌 응어리 곧 상처입니다. 마음 속에 상처와 한을 품고 살아가는 결혼생활에서 사랑의 씨앗이 싹트고 열매가 열리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 우리 주위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실례로 결혼 이후 남편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한 아내들이 가슴에 한이 서려서 갈등을 겪는 부부가 너무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든지 사랑을 받지 못하면 가슴에 한이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위덩어리 마음으로 갈등을 겪는 부부들 가운데는 어린 시절부터 성장 과정을 통하여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가슴에 한이 쌓인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사람이 결혼을 한 후 배우자로부터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할 때 한이 가슴에 또 다른 한이 맺히게 되는 것입니다. 가정 사역과 내적 치유 과정을 통해서 가슴에 맺힌 바위 덩어리처럼 무거운 짐을 덜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예를 자주 보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연구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강의를 들으면서 또한 영성수련을 통한 내적 치유 과정을 통해서 그토록 자신을 힘들게 괴롭히던 무거운 짐, 즉 상처를 벗어버리고 참 자유와 기쁨을 누리고 있음을 봅니다. 주님은 씨 뿌리는 비유에서 가슴에 한을 품고 사는 한 행복한 부부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계십니다.

세 번째, 결혼생활의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은 가시덤불 마음입니다. 가시덤불 마음이란 욕심에서 나오는 시기나 질투의 심리입니다. 이 마음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데 자신의 생명력을 쏟아 버리고 막상 자신이 써야할 생명력은 바닥이 난 사람을 일컫습니다. 또한 가시덤불 마음은 심한 열등감이나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자신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자신은 아무 일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낮은 자존감을 가진 남편이나 아내는 상대방의 행동을 보면서 자신을 무시하는 태도로 받아들이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쉽게 갈등으로 번집니다.

한 마디로 가시덤불 마음의 부부는 자신들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에너지를 쏟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는 모습에 자신들을 맞추려 발버둥치다가 넘어지기 쉽습니다. 이런 부부들에게 예수님은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말고 너 자신의 일에 열중하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으로, 행복한 부부를 만드는 요인이 있습니다. 옥토의 마음입니다. 옥토의 마음을 소유한 사람이나 부부는 90배, 100배의 열매를 맺는다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옥토의 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가장 건전한 마음을 의미함에 틀림없습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를 천국에서 가장 크게 대접받는 사람의 모델로 제시하셨습니다. 옥토의 마음은 어린 아이 같은 티 없는 마음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어린이 같은 마음을 소유한 부부는 신비감이 살아 움직이는 결혼생활을 합니다. 조그마한 꽃 한 송이를 보고도 감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을 낙엽 앞에서도 하나님의 놀라운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이런 신비의 마음은 말씀과 기도와 내적 치유와 끊임없는 영성 훈련으로만 가능해집니다.

둘째, 옥토의 마음을 소유한 부부는 어린 아이처럼 뛰어 놀 수 있는 부부입니다. 부간에 놀이가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은 쉽게 지치지 않고, 쉽게 늙지도 않습니다. 등산이나 부부끼리의 찬양과 율동은 좋은 놀이입니다.

셋째, 옥토의 마음을 품은 부부는 어린 아이처럼 티 없이 울 수 있고, 순진 무구하게 웃는 시간을 자주 갖습니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부부끼리 주고받는 대화가 웃음과 감격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들에게 밝은 미래와 행복의 열매가 약속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옥토의 마음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마음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가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화해와 용서로 풀어버릴 수 있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누구와도 자신을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독특성을 살리면서 자신의 삶을 사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삶의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마음입니다. 결혼생활을 통해 빚어지는 여러 갈등과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첩경은, 바로 부부가 서로의 마음 속에 옥토의 마음을 간직하는 데 있습니다. 서로의 마음 속에 자리한 옥토에 사랑의 씨앗을 심어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삶, 바로 상처를 치유 받은 모범된 부부의 모습입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해 창조 신앙 무력화돼"

창조 신앙을 고백하는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신앙이 사사화 되면서 연대 책임을 물어오는 기후 위기라는 시대적 현실 앞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마가복음 묵상(2): 기독교를 능력 종교로 만들려는 번영복음

"기독교는 도덕 종교, 윤리 종교도 아니지만 능력 종교도 아님을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성령 충만한 자의 실존적 현실이 때때로 젖과 꿀이 흐르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특별기고] 니체의 시각에서 본 "유대인 문제"에 관하여

""무신론자", "반기독자"(Antichrist)로 알려진 니체는 "유대인 문제"에 관해 놀라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소개함으로써 "유대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인? 무종교인들의 증가는 기성 종교에 또 다른 도전"

최근에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무종교인의 성격을 규명하는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정재영 박사(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종교와 사회」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의 섭리 숨어있는 『반지의 제왕』, 현대의 종교적 현실과 닮아"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섭리와 『반지의 제왕』을 연구한 논문이 발표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숭실대 권연경 교수(성서학)는 「신학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논문소개] 탈존적 주체, 유목적 주체, 포스트휴먼 주체

이관표 박사의 논문 "미래 시대 새로운 주체 이해의 모색"은 세 명의 현대 및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의 주체 이해를 소개한다. 마르틴 하이데거, 질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가 쇠퇴하고 신학생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다"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의 신학 여정을 다룬 '한신인터뷰'가 15일 공개됐습니다. 한신인터뷰 플러스(Hanshin-In-Terview +)는 한신과 기장 각 분야에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진과 선에 쏠려 있는 개신교 전통에서 미(美)는 간과돼"

「기독교사상」 최신호의 '이달의 추천글'에 신사빈 박사(이화여대)의 글이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에르케고어와 리쾨르를 거쳐 찾아가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