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예수의 네 가지 얼굴' 표지 |
게리 윌스(Wills)의 세 번째 기독교 시리즈 ‘예수의 네 가지 얼굴’(What the Gospel Meant)이 최근 출간됐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이자 ‘평신도’인 그는, 현대 평신도들이 일반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신앙 방식인 ‘맹목적 믿음’이 오히려 믿음을 약화시킨다고 보고, 이번 책에서 4대 복음이 쓰여진 배경을 철저히 파헤친다. 그리고 복음서의 저자들은 ‘자신만의 예수’를 그리려 했다고 말하며 오늘날 평신도들도 ‘자신만의 신앙고백’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예수는 정말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을까?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일 수 있을까? 윌스는 사건의 진위보다 사건에 담긴 ‘의미’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복음서의 저자들도 그러했다는 설명과 함께. 그래서 4대 복음서에서 그려진 예수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예수가 박해 속에(마가), 가르침 속에(마태), 위로 속에(누가), 그리고 신비한 찬양 속에(요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각각 그렸다”는 것이다.
이러한 ‘예수 해석’ 작업은 공동체를 지탱시키는 힘이 됐다. 마가는 예수가 겟세마네와 골고다에서 두려움을 겪었으며, 제자들의 배신으로 인해 고통을 당했다는 사실을 마가복음에서 강조함으로써 당시 박해와 불신이라는 고통 속에 처해있던 자신의 공동체에 위로를 전했다.
윌스는 복음서에 담긴 예수의 의미를 찾기 위해 2천 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복음서가 기록되는 과정을 추적할뿐더러, 원전을 해석하고, 마가의 집필기교를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현대 독자들에게는 당시의 복음서들이 매우 낯설 것이므로 무엇보다 먼저 ‘문자적인 선입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한다.
윌스는 글을 맺으며 “왜 네 가지 복음서가 있는 것일까?”라고 질문 던지고 “그것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삶과 그가 전한 메시지의 다양한 측면으로부터 가르침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답한다.
또 “복음서의 저자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절박한 문제들에 대해 묵상했다”며 현대 크리스천들이 곱씹어볼 만한 말을 남겼다.
게리 윌스
미국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22세에 집필활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까지 40여 권에 이르는 책을 펴냈다. <게티즈버그 연설, 272 단어의 비밀>로 논픽션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역사 관련 저서들로 두 번에 걸쳐 전미 비평가상을 받았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한때 신부가 되기 위해 신학을 공부했던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를 비롯한 종교 관련 서적들로도 명성을 쌓았다. 연작 <예수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바울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스테디셀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