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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 폭로 망설이는 이유..."무시무시한 문단"

choiyoungmi
(Photo : ⓒ최영미 시인 페이스북 갈무리)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 소식이 전해졌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Me too 운동(나도 성추행 피해자다!)이 검찰 조직과 공직 사회 나아가 문단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최영미 시인의 성추행 폭로 소식이 전해졌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Me too 운동(나도 성추행 피해자다!)이 검찰 조직과 공직 사회 나아가 문단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서지현 검사에 박수를 보낸다고 하면서도 "문단에는 이보다 더 심한 성추행 성희롱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 시절의 이야기를 지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영미 시인이 성추행 가해자 등을 언급하는 등 직접적인 폭로를 망설이는 이유는 뭘까? 최영미 시인은 자신이 문단의 왕따여서가 아니라 "저들과 싸우는 게 힘 없는 시인인 내가 진실을 말해도 사람이 믿을까? 확신이 서지 않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뒤에 아무런 조직도 지원군도 없는데 어떻게? 쓸데없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래서 더 무시무시한 조직이 문단"이라며 말 끝을 흐렸다.

한편 6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SNS 상에서는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괴물'에서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En은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유명 시인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영미 시인은 자신의 경험담을 연상케 하는 해당 시를 통해 En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그를 문단의 '괴물'로 칭했다.

한편 검찰 조직 뿐 아니라 공직 사회, 문단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성추행 폭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여성위원회(여성의, 위원장 인금란 목사)는 특히 지난 5일 입장문을 내고 서지현 검사의 고발로 드러난 검찰 조직내 성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여성위는 입장문에서 "검찰 내에서 일어났던 모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통해 검찰 내에서부터 잘못된 성평등 문화를 개혁해야 한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여성위는 이어 "한국교회가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 문화와 가부장 위계적 조직구조로부터 탈피하도록 노력하겠다. 성평등한 사회, 성폭력 근절 사회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성찰을 거치고, 피해자와 약자, 그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래는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 전문,

괴물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
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

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

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
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
내가 소리쳤다
"이 교활한 늙은이야!"
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
En이 내게 맥주잔이라도 던지면
새로 산 검정색 조끼가 더러워질까봐
코트자락 휘날리며 마포의 음식점을 나왔는데,

100권의 시집을 펴낸
"En은 수도꼭지야. 틀면 나오거든
그런데 그 물이 똥물이지 뭐니"
(우리끼리 있을 때)그를 씹은 소설가 박 선생도
En의 몸집이 커져 괴물이 되자 입을 다물었다

자기들이 먹는 물이 똥물인지도 모르는
불쌍한 대중들

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
En이 노벨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
이 나라를 떠나야지
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

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 괴물을 잡아야 하나

이지수 newspaper@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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