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시인이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의 En 선생이 "고은"이라고 지목했다. 류근 시인은 지난 6일 밤 11시 3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가 '드디어' 수면 위로 드러난 모양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글을 올리며 고은 성추행 문제를 비롯한 문단의 일상화된 성희롱·성추행 실태를 고발했다.
류근 시인은 그러나 자신의 글이 언론 등을 통해 주목을 받자 7일 오후 5시를 기해 해당글에서 고은이라는 실명 대신 '고O'로 수정해 표기한 상태다.
류근 시인은 이 글에서 "놀랍고 지겹다. 6~70년대부터 공공연했던 고은 시인의 손버릇, 몸버릇을 이제서야 마치 처음 듣는 일이라는 듯 소스라치는 척하는 문인들과 언론의 반응이 놀랍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또래 이상의 문인들 가운데 고은 시인의 기행과 비행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 얼마나 되나. 심지어는 눈앞에서 그의 만행을 지켜보고도 마치 그것을 한 대가의 천재성이 끼치는 성령의 손길인 듯 묵인하고 지지한 사람들조차 얼마나 되나. 심지어는 그의 손길을 자랑스러워해 마땅해야 한다고 키득거린 연놈들은 또 얼마나 되나"라고 반문했다.
류근 시인은 문단 뿐 아니라 성폭력이 만연한 우리사회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류 시인은 "눈 앞에서 보고도, 귀로 듣고도 모른 척한 연놈들은 다 공범이고 주범이다. 괴물과 괴물의 각축이 되어서, 결국 성범죄 아수라장이 되어버린 듯한 이 나라, 여기에 무슨 OO 내 성폭력이라는 범주가 새삼 필요한가. 온 나라가, 온 안팎이 성폭력에 징집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는 2018년 사회선교 정책협의회를 열고 우리사회 만연한 성폭력 문화를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특히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되어 공직사회를 비롯해 문단에 이르기까지 일상화된 성폭력 문화에 맞서 '미투'(Me too)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것에 "성희롱·성추행·성폭행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상화되어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끊임없이 성을 상품화하고 왜곡된 욕망을 자극하는 탐욕의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