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들이 오는 3월1일 도심에서 집회를 예고했다. 그리고 대형교회 목회자는 성도들에게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먼저 고영주 변호사(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 원장), 박성현 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선본) 집행위원장, 김철홍 장신대 교수 등 극우 인사들이 주축이 되 지난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집회 준비모임 성격의 우파 시민사회단체 대표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3.1절 자유대한민국수호 국민대회'(아래 3.1절 범국민대회)를 열기로 방침을 정했다.
은혜와진리교회 담임목사인 조용목 목사는 18일 주일예배 광고시간을 통해 3.1절 범국민대회 소식을 알리며 성도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조 목사의 말은 이랬다.
"나라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하나님의 백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르짖어 기도하므로 하나님의 도움을 받게 된 사례들이 성경 여러 곳에 있습니다. 이러한 모범을 우리가 따라가야 합니다.
나라와 교회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건강관계로 활동이 어려운 분 외에는 모두 참여합시다. 광장과 길거리로 가서 모입시다."
조 목사는 이어 현 시점이 한국 전쟁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라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적개심을 조장하는 발언마저 서슴지 않았다.
"위기를 위기로 알지 못하는 국민은 반드시 망하게 됩니다. 6.25 이후 나라와 교회의 존립이 이처럼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 적은 없습니다. 절박한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교회를 말살하고 기독교인이 적발되면 가차 없이 처형하든가 강제수용소로 보내는 나라가 북한입니다.
핵폭탄과 생화학무기를 가지고 우리나라와 미국을 위협하는 북한당국이 그것들을 폐기한다는 것은 해가 서쪽에서 뜨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오직 연방제를 통한 적화통일뿐입니다. 김정일의 교시에는 적화 통일한 다음 남한인구 2천만 명을 죽이라고 했습니다."
조 목사는 지난 해 3월1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보수 개신교계가 주최한 구국기도회에 성도들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었다. 이런 조 목사가 지난 해에 이어 또 다시 성도들에게 극우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더구나 조 목사는 "원래 3월엔 구역장 세미나와 예배가 있는데, 이번에 모든 한국교회가 모이는 모임에 참여하고 기도하는 것으로 세미나를 대신하겠다"며 구체적인 방침까지 제시했다.
극우단체와 보수 개신교계의 유착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3.1절 범국민대회를 준비 중인 김철홍 장신대 교수는 우파 시민단체 대표회의에서 "우파시민단체와 기독교계가 따로 움직이다 서로 손을 맞잡았기에 3.1 범국민대회는 중요한 뜻을 가진다"며 노골적인 유착을 드러냈다.
조 목사의 발언에 대해 교회 측 관계자는 20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우리는 좌우에 치우치지 않는다. 조 목사의 발언은 남한이 공산화 되면 기독교인이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는 취지로 하신 말씀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담임목사가 집회 참여를 독려하면 신도들은 따를 수밖엔 없지 않느냐"는 질문엔 "순종하는 신도들도 있고 그렇게 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