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사건이 올해 70주년을 맞이하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아래 정평위)와 제주 NCC는 14일과 15일 양일간 ‘2018 부활절 맞이 제주4.3 평화기행'(아래 평화기행)에 나섰다.
NCCK측 관계자는 "개신교가 제주4.3 학살에 개입했음에도 오랫 동안 외면해왔다"라면서 "사순절을 맞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화해를 모색하고자 평화기행 행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화행진은 14일과 15일 양일간 진행된다.
70명으로 구성된 평화행진 참가자들은 첫날 제주4.3 평화공원, 너븐숭이 기념관을 차례로 찾았다. 먼저 평화기념관에서는 위령제단에 헌화와 분향을 했다. 이어 너븐숭이 기념관을 찾아 제주4.3 사건 생존자인 고완순씨의 증언을 들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4.3을 ▲ 분단과 냉전의 모순이 비약된 세계사적인 사건 ▲ 남한 단독정부 수립 반대와 탄압에 대한 저항 ▲ 좁은 공간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 학살 ▲ 반세기 동은 금기시 된 역사 등 네 가지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제주4.3은 오랫 동안 금기시 되어 오다 민주화 바람을 타고 진상규명 움직임이 활발히 일었다"면서 "과거사 진상규명과 중앙정치 민주화 수준은 정비례한다"고 지적했다.
양 이사장은 "가톨릭과 불교계는 제주4.3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개신교는 평화행진 정도의 수준"이라면서 개신교의 각성을 촉구했다.
신학적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 전 조사관을 지낸 최태육 목사는 "해방 이후 기독교는 냉전 이념을 신학화하는 데 가장 열을 올렸다. 공산주의를 ‘적룡', 즉 사탄으로 표현했다는 뜻"이라면서 "국가권력이나 목회자가 이러이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사탄이라고 하면,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사탄으로 지목한 사람을 죽인다"고 지적했다.
평화행진은 둘째 날인 15일엔 의귀리4.3길, 알뜨르 비행장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