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아래 정평위)와 제주 NCC가 제주4.3사건 7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주관한 ‘2018 부활절 맞이 제주4.3 평화기행'(아래 평화기행)이 15일 오후 1박2일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70명의 평화기행 참가자들은 15일 제주 남원 의귀마을 4.3길, 섯알오름 양민학살터를 각각 찾았다. 의귀마을은 제주4.3사건 당시 250여 명의 희생자를 냈고, 섯알오름은 한국전쟁 당시 예비검속돼 250여명이 집단학살된 장소다. 제주4.3 당시 영락교회가 연루된 서북청년회(서청)은 이승만의 암묵적인 지지하에 잔혹행위를 벌였고, 이로 인해 개신교는 제주4.3의 가해자라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보수 개신교계는 이 사건을 오랫동안 외면해 왔고, 일부 보수 성향의 목회자들은 제주4.3을 폄하하곤 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대해 의귀마을 희생자 유족회 회장을 지낸 바 있는 양봉천 문화해설사는 "서청이 잔혹행위를 자행한 건 사실이지만 그중엔 고학력자도 있고, 4.3사건 이후 섬에 정착한 이들도 있다"며 서청을 일방적으로 매도하지는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양 문화해설사는 그러면서 "가해자가 손내밀어 주기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 먼저 손내미는 게 빠르지 않겠나?"며 개신교계에 화해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화행진에 참여한 최형묵 NCCK 정평위 부위원장(기장)은 "한국교회가 제주4.3에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사실 낙관할 수는 없다"라면서 "진실을 인정하고, 그 기초 위에 용서를 구하는 성숙한 자세를 취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는 오는 28일 제주를 방문해 제주4.3평화재단과 분단상처 치유, 평화교육 지원 등을 뼈대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