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석 판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해, 이 전 대통령이 23일 새벽 동부구치소에 입감됐다. 이로써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네 번째로 구속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으며 이 전 대통령 수감으로 전두환 노태우 구속 이후 23년 만에 전직 대통령 두명이 동시에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속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신교 장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심경 고백이었다. 하지만 개신교를 대표하는 1인으로서 회개한다는 내용은 담지 않아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 박범석 판사의 프로필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범석 판사는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 사무분담을 거쳐 영장전담 판사로 왔다. 연합뉴스 등 주요 소식통에 의하면, 박범석 판사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내는 등 법리에 밝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범석 판사는 광주 인성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박범석 판사는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2000년부터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법연수원 26기인 박범석 판사는 지난달부터 영장전담 업무를 맡게 됐다. 영장전담 판사로 활동하던 그는 최근 횡령·배임 혐의를 받던 신연희 강남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박범석 판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