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연임에 따른 교수들의 반발로 내홍에 휩싸인 대전신학대학교가 이번엔 교수 부정채용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이 학교 동문이 총장과 이사회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 학교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현 김아무개 총장의 연임을 결의했다. 이에 대해 교수들이 수용 불가 방침을 밝히자 이사회는 4명의 정교수를 직위해제하고 정교수 4명 포함, 8명의 교수를 고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었다.
이사회는 올해 2월엔 3명의 교수를 특별채용했다. 이에 대해 기존 교수들은 "신규교원의 채용은 학기 초,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한다"는 이 학교 교원인사규정을 들어 반대했다.
교수들은 특별채용에 앞서 열린 교원인사위원회에서도 공개채용을 요청하는 결의를 했다. 그럼에도 이사회는 교수들을 채용하고, 지난 7일 보직개편을 통해 특별채용 교수들에게 교육지원처장 등의 보직을 맡겼다. 이 과정에서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과정은 없었다.
기존 교수들은 이사회의 교수 특별채용이 총장 친정체제 구축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교수들은 지난 달 열린 대학위원회 회의를 그 사례로 든다.
이 위원회에선 총장의 직권상정을 뼈대로하는 학칙규정 개정안이 통과됐다. 당시 위원회엔 특별채용된 3명의 교수가 참여했고, 이 중 한 명인 엄아무개 교수는 위원장을 맡았다. 교수들은 이 규정이 "각종 위원회의 활동 보다 총장의 직권상정을 강화시키고, 교수들의 교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라며 "학교 행정에 이해가 부족한 신임 교수들에게 대학위원회 회의를 개회하게 하고 심지어 위원장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하는 건 총장이 행정을 조종한 사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건 특별채용된 교수들이 후원금을 내고 채용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특별채용을 결정한 2월 9일자 이사회 회의록엔 3명의 교수 중 박아무개, 김아무개 교수를 기금형 교수로 채용했다고 기록돼 있다. 두 명의 교수가 학교에 기금 제공을 약속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는 대전MBC 취재진과의 접촉에서 "후원 받아 채용한 거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담당자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기자에게 "명백한 불법이며,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알려왔다.
이와 관련, 김 총장과 이사회의 입장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아무런 답신이 없었다. 다만 김 총장은 MBC 취재진에게 "특별채용 규정이 다 내규에 있다. 요즘에 어느 세상인데 부정채용을 하냐?"는 입장을 전했다.
이사회, 언론접촉 이유로 교수 추가 징계압박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사회는 이사회와 총장의 의사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교수들에게 추가 징계 위협을 가하고 있다.
대전신학대 학내갈등은 대전 MBC가 지난 달 27일과 이번 달 19일 두 차례 보도한 바 있었다. 이러자 이사회는 취재진과 접촉한 A 교수와 B 교수를 불러 집중 추궁했다. 이어 이사회는 두 교수에 언론접촉이 잘못이라며 ▲ 이사회에 정식 사과문 제출 ▲ 채플 시간에 본교 학생들 앞에서 사과 ▲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교단지인 <기독공보>에 사과광고 게재 ▲ 학교 전층 게시판에 사과문 게시 등의 처분을 내렸다.
학내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자 학교 동문들은 이사회와 총장의 행태에 대해 거세게 성토하고 나섰다. 동문들은 지난 달 23일 성명을 통해 학교 측의 교수 특별채용을 '교수직을 사고 파는 매직에 다름 아니다. 언제부터 모교가 돈만 내면 교수가 되는 학교가 되었나'라고 비판하며 김 총장 퇴진을 촉구했다.
이어 이 학교 동문인 김아무개 목사는 6일부터 매일 김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23일엔 김 총장과 김아무개 이사장을 배임수재,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전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김 목사는 기자에게 "신학교육 전문기관의 특성상 학생수 감소는 감수해야 할 일이다. 이 과정에 김 총장이 적절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했으나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으로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뜻을 전해왔다.
교수들도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김아무개 총장 즉각 사퇴와 이사회에 직위해제 및 고소 등의 조치 무효화 등을 요구했다. 이어 대전신학대가 속한 교단인 예장통합 최기학 총회장 앞으로 탄원서를 냈다.
교수협의회는 이 탄원서에서 "총체적 위기와 혼란 상황에서 벗어나 하루 속히 정상화되어 한국교회와 세계선교를 위한 하나님나라 복음의 일꾼을 제대로 길러내는 신학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필요한 감독권을 조속히 행사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교수협의 A교수는 아직 총회 쪽 반응은 없다고 알려왔다.
법적 조치도 이어졌다. 교수협의회는 12일 대전지방법원에 특별채용 교수 3인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결국 대전신학대 학내 갈등은 법정 공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