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재 받는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국고손실·조세포탈,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수뢰 후 부정처사, 정치자금 부정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10개가 넘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26일 서울 대치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오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접견, 논의 끝에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해 검찰에 이와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은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으로서 법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지난 번 검찰 소환조사에 응한 것"이며 "그러나 구속 후에도 검찰은 함께 일했던 비서진을 비롯한 주변사람을 끊임없이 불러 조사하고 있으며 일방적으로 피의 사실을 무차별적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이런 상황에서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는 것은 무망하고 검찰의 추가 조사에 응하는 것도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부구치소 수감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신교 장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리는 심경 고백이었다. 하지만 개신교를 대표하는 1인으로서 회개한다는 내용은 담지 않아 못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