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룡 9단이 성폭행 논란에 휘말렸다.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바둑계에서도 미투 폭로가 나온 것. 김성령 미투 폭로를 한 여성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 여자 프로기사 A씨(35)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김성룡 9단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한 내용을 지난 17일 한국기원 프로기사 전용 게시판에 올렸다. 해당글에서 A씨는 "미투'운동으로 인해 옛날 기억이 다시 돌아왔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어 "2009년 6월5일 김성룡 9단 집에 초대를 받았다"며 "같이 오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면서 술을 이미 많이 먹은 상태였다"고 적었다.
A씨는 그러면서 "그의 권유대로 그의 집에서 잠을 잤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자던 방(딸이 쓰는 방)이 아닌 다른 방(그의 안방)에 있었다. 옷은 모두 벗겨져 있었고 그 놈이 내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그가 나를 강간하고 있는 상태에서 나는 눈을 뜬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김성룡 9단이 술에 취해 자신의 오피스텔로 찾아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외국인 여자기사로서 그동안 지내오면서 내가 얼마나 힘이 없는 존재인지 실감했다"라며 "9년간 혼자만의 고통을 감내하는 동안, 김성룡은 바둑계에 모든 일을 맡으며 종횡무진으로 활동했다. 방송, 감독, 기원 홍보이사 등등. 나는 9년 동안 그 사람을 피해 다녔는데, 그 사람은 나에게 요즘도 웃으며 인사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나 말을 보면 그 날의 일 때문에 내가 얼마나 무섭고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한국기원은 이날 A씨의 미투 폭로와 관련해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고 윤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윤리위원회는 미투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2차 피해의 최소화에도 힘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김성룡 9단은 변호인을 선임해 소명 자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 조직 뿐 아니라 공직 사회를 비롯해 문화계, 가요계, 바둑계에까지 성폭력 범죄 근절 운동, 즉 '미투'(#Meetoo, 나도 당했다) 폭로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위원장 인금란 목사)가 낸 입장문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미투 폭로 관련 입장문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는 "한국교회가 뿌리 깊은 여성 차별적 문화와 가부장 위계적 조직구조로부터 탈피하도록 노력하겠다. 성평등한 사회, 성폭력 근절 사회를 이루기 위해 치열한 성찰을 거치고, 피해자와 약자, 그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연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