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밭 김경재 박사(전 한신대)가 최근『틸리히 신학 되새김』을 출간하여 19일 평창동 대화의 집에서 (재)여해와함께 주최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책을 출판한 대화출판사는 지난 2007년 『라인홀드 니버의 생애와 사상』(고범서 저)을 출판하고 올해 『틸리히 신학 되새김』을 출판하였는데, 니버와 틸리히는 여해 강원용 목사가 유니온신학대 유학시절에 직접적으로 사사받은 학자들이기도 하다. 김경재 박사는 여해로부터 시작된 여해와 함께 재단의 학문 및 사회활동을 후학들이 이해하려면 이 두 학자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출판기념회는 여해와함께 유재건 이사장의 취임식을 기념하는 모임과 더불어 '대화인의 향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출판기념회는 정경일 박사(새길기독사회문화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저자 김경재 박사가 책소개 및 감사 인사를 전했고, 뒤이어 이정배 박사(전 감신대), 차옥숭 박사(이화여대)가 서평을 발표했다.
김경재 박사는 21세기에 굳이 20세기 전반기의 신학자를 다시 연구한 이유에 대해 "아무리 인류문화가 탈종교적 사회나 제4차산업사회로 돌입해가는 시점일지라도 인간으로 살아가는 한, 틸리히가 말하였던 궁극적 관심(ultimate concern)이나 공동체의 불안전성(ambiguity)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동안 신학계에서 틸리히 신학에서 간과했던 두가지 측면이 있다고 했는데, "첫째가 틸리히는 사도바울의 복음해석 계보를 전통적으로 잇는 '성령의 현존을 강조하는 신학자'라는 것이고, 둘째는 틸리히의 사상적 의도가 낭만주의와 생의 철학 그리고 실존주의가 하려다가 못 이룬 것을 다시 강조하려 했다는 점"임을 밝혔다.
사회를 맡은 정경일 박사는 인간의 삶에 뒤따르는 고통을 신학과 신앙은 존재의 근거와 연결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며 "김경재 선생께서 『틸리히 신학 되새김』을 쓰신 것도 지금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싸우고 살아가고 실천하는 우리 모두가, 존재 근거가 늘 이어짐으로써 현상 속에서 지치게 되지만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자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정배 교수는 "선포 일변도의 일방적인 케리그마 신학이 아니라, 묻고 답하는 변증의 신학 그리고 대화의 신학을 틸리히를 통해 저자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시고자 했을 것"이라고 했고, 차옥숭 교수는 이 책을 읽으며 본인이 동양학자로서 틸리히가 말하는 '궁극적 관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저자 김 박사는 이 책의 제목에 '연구'라는 용어 대신 '되새김'을 사용하여 『틸리히 신학 되새김』이라 지었다. 소나 염소가 먹이를 먹은 후 천천히 되새김질하듯이 20세기 프로테스탄트 신학계 거장 중 한 사람인 폴 틸리히의 신학을 주체적으로 되새김하고 싶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신앙과 이성, 그리고 거룩 체험', 2부는 '존재자들과 존재 자체: 피조물 의식 창조주 신앙', 3부는 '새로운 존재: 인간 실존의 문제와 그리스도인이신 예수', 4부는 '생명과 성령: 생명의 불안정성과 성령의 현존', 5부는 '역사와 하나님 나라, 그리고 영원한 생명'이다. 각 부는 또 각각의 주제를 가진 총 5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출간한 대화출판사는 저자가 폴 틸리히의 변증신학과 철학적 신학을 동양적이고 창조적인 되새김 형태로 풀어낸 점에 방점을 두면서 "서양의 지혜자 틸리히와 동양의 지혜자 김경재가 나누는 당대적, 주체적 대화서"라고 책을 소개했다.
저자 김경재 박사는 한신대를 졸업한 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과 고려대 대학원에서 현대신학과 동양철학을 공부했다. 미국 듀북 대학 신학원과 클레아몬트 대학원 종교학과를 거쳐, 네덜란드 유트레히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신대에서 문화신학·종교 신학 교수로 일하다가 정년 퇴임했다.
책정보 |발행일 2018. 4. 10. | 560쪽 | 28,000원 | (재)여해와 함께 대화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