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교리에 부딪히는 동성애 정체성으로 인해 이질감 혹은 죄책감 등으로 고민하는 레즈비언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자긍심을 갖게 해주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가 주최하는 레즈비언 자긍심 갖기 프로그램 ‘나는 동성애자다, 나는 여성이다’가 4일 2시에 이화여대에서 ‘레즈비언 기독교인들과 종교인들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것.
이날 전직 목사이자 동성애자인 크리스 강사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어 레즈비언 기독교인의 고민이 무엇이고, 또 그들이 주장해야 할 바가 무엇인지를 살펴봤다.
그는 먼저 성경의 해석이 레즈비언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큰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강사는 “성경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지는 것과 같이, 동성애도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죄가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하고, 레즈비언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바로 확립할 것을 강조하며 “누가 나를 어떻게 보냐 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보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크리스 강사는 또 동성애자들은 그들의 인권과 권리를 주장하고 전파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전도하며 복음을 전하는 것처럼 동성애의 인권과 권리에 대해서도 주위에 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레즈비언 기독교인들의 미래에 대해 “우리도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고 찾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 연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전해 기독교인 레즈비언의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이밖에 개신교가 유독 레즈비언 문제에 관해선 그 포용성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했다. 크리스 강사는 “세계 인구 60억 중 3억 1600만 명밖에 되지 않는 개신교에서 레즈비언이 유독 문제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그는 보수 신학계에서 레즈비언 문제가 터부시되고 죄로 정죄당해 겪는 기독교 레즈비언들의 고통을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강의에는 독실한 기독교인, 다원주의 기독교인, 레즈비언 지인이 있는 기독교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해 서로의 경험담을 나누며, 종교생활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정리하는 게 좋을지에 대해 토론했다.
레즈비언 자긍심 갖기 프로그램 ‘나는 동성애자다, 나는 여성이다’는 지난 27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레즈비언 바로알기 △10대 레즈비언 이야기 △기독교와 레즈비언 △레즈비언의 꿈 △레즈비언 성이야기 △레즈비언 법률강좌 △레즈비언의 예술과 이미지 △연애, 이별잘하기 등의 주제로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