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남겨진 38살 A씨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자 성폭행 피해를 당한 부부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권혁중)는 4일 폭행 및 강간 등의 혐의를 받는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충남 논산 지역 폭력조직원으로, 친구인 B씨가 베트남으로 출장을 떠나자 지난해 4월 충남 계룡시의 한 모텔에서 말을 듣지 않으면 B 씨의 남편과 자녀들에게 위력을 행사할 것이라 협박해 B 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친구 아내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던 A씨는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는 대전지법 논산지원 형사합의부는 "불륜 사실이 발각돼 남편의 추궁과 신변 위협을 우려해 남편에게 허위로 성폭행 사실을 말했을 여지가 있다"면서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A씨의 폭행 혐의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 이후 다음날 함께 식사를 한 점과 몇차례 더 만남을 이어가면서 부모님 이야기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 것들을 놓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처음 피고인이 모텔로 가자고 했을 때 거부했으나, 맥주를 마시자는 이야기에 함께 들어갔고, 이 둘의 모습이 담긴 CCTV 등을 볼 때 피해자가 겁을 먹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베트남으로 떠났던 남편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대화를 나눌 때 자신이 협박당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며 "강간에 대한 부분은 무죄"라고 판시했다.
B씨 부부는 친구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무죄를 선고 받자 최근 가족 및 지인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이해하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