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아무개 조합원이 27일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의·평화위원회(정평위, 위원장 남재영)는 28일 성명을 내고 애도를 표시했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고, 이 과정에서 공권력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다. 구조조정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잇달아 목숨을 끊었다. 고 김 조합원은 서른 번째 죽음이다. 이와 관련, NCCK 정평위는 "오직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채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무관심했던 사측이, 그리고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노동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무를 방기한 정부가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삶을 염원했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평위는 이어 "전쟁을 벌이듯이 노동자를 때려잡은 무시무시한 국가 폭력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건강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에 무섭도록 무관심하고 무능했다"고 질타했다.
아래는 정평위가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서른 번째 죽음, 이것이 진정 마지막이기를 소망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부당한 해고로 인해 고통 받다가 세상을 떠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00 조합원의 죽음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동료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한다.
스물 아홉 번째 희생에서 멈추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결국 또 한 명의 노동자가 꿈에 그리던 공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사회적 살인이다. 오직 이윤 추구에만 몰두한 채 해고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에 무관심했던 사측이, 그리고 노동자와 기업이 상생하는 건강한 노동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책무를 방기한 정부가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삶을 염원했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생명보다 돈을 중시하는 기업은 결코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 무려 서른 명이나 되는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죽어가는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오직 계산기만 두드리고 있었던 쌍용자동차를 우리 국민은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쌍용자동차는 고인의 영정 앞에, 그리고 해고 노동자들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고 조건없는 복직을 즉각 실시하라.
정부 역시 서른 명의 죽음 앞에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10년 간 대한민국 정부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전쟁을 벌이듯이 노동자를 때려잡은 무시무시한 국가 폭력에 대해 반성하지 않았으며,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건강한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는 일에 무섭도록 무관심하고 무능했다. 더 이상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정부는 촛불 시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하루 속히 일터로 돌아가고, 우리 사회에 다시는 부당한 해고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즉시 시행하라.
서른 번째 죽음, 이것이 진정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는 죽은 나사로를 다시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해고 노동자 전원의 조건없는 복직과 노동 존중 사회로의 전환을 통해 억울하게 죽임당한 서른 명의 노동자들을 부활케 하실 줄로 믿으며, 부활의 그날까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과 온 힘을 다해 연대하며 함께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그리고 분노 가운데 울부짖는 유가족들과 동료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2018년 6월 2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남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