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참회와 개혁을 촉구하는 설조스님 단식이 32일째 이어진 지난 21일 ''3·1운동 100주년 종교인개혁연대'(이하 종교인개혁연대)는 성명을 내고 설조스님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종교인개혁연대는 성명에서 "조계종단으로 대표되는 불교계는 특히 도박과 성폭력 같은 속세의 범죄에도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으며 "그러면서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외부의 간섭은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미명하에 개선할 의지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설조스님 말씀처럼 지난 10년간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조계종단의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고발했다.
종교인개혁연대는 이어 "설조스님께서는 이러한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승단의 참회와 성찰, 출가정신의 회복을 온몸으로 외치고 있다"면서 "부디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는 이러한 설조스님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즉각 응답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한달이 넘도록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설조스님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단식은 매우 위험하며, 스님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든지 오래다"라며 "부디 단식을 멈추어주시고, 나머지 과업은 스님의 뜻을 잇고자 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에게 맡겨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종교인개혁연대가 설조스님 단식 농성 관련해 발표한 성명서 전문.
성명서
조계종단의 참회와 개혁을 촉구하고 설조스님의 단식 중단을 호소합니다.
유례없는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떨치고 있는 칠월 하순입니다. 이 더위에 종로 우정국 마당에88세의 설조노스님께서 단식의 마당을 펼친 지도 벌써 한 달의 시간을 넘기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엠비씨 피디수첩 등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된 조계종단의 비리에 대한 참회와 지도부의 책임지는 자세, 변화를 요구하면서 '이 한 목숨 바쳐서 종단이 바로설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한결같이 말씀하고 계십니다.
3·1운동 100주년을 준비하면서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자 모인 저희 종교인개혁연대 구성원들은 스님의 단식을 계기로 드러난 불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전반의 물신주의와 비리, 도덕적 무감각 등의 문제에 대해 참회합니다. 조계종단으로 대표되는 불교계는 특히 도박과 성폭력 같은 속세의 범죄에도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면서 외부의 간섭은 종교의 자유 침해라는 미명하에 개선할 의지조차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설조스님 말씀처럼 지난 10년간 돌이킬 수 없는 정도로 조계종단의 상황이 악화되었습니다.
종교는 인간의 정신세계를 중심으로 올바르고 청정한 삶을 지향하고자 하는 실천적 노력 자체이기도 합니다. 그런 종교의 타락은 정신의 타락일 뿐만 아니라, 그 정신을 뒷받침하는 물질세계의 혼란과 왜곡을 수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설조스님께서는 이러한 현실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승단의 참회와 성찰, 출가정신의 회복을 온몸으로 외치고 계십니다. 그 숭고한 외침에 깊이 공감하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또 함께해보고자 저희들은 모였습니다.
부디 조계종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 지도부는 이러한 설조스님의 외침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즉각 응답해주시기 바랍니다. 이미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난 의혹들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불교계를 비롯한 우리 종교계 전반에 도덕성과 청정성이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변화의 흐름이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설조스님께 호소합니다. 스님의 뜻은 이제 충분히 알려졌고 많은 사람들이 그 뜻을 이어받고자 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더 이상의 단식은 매우 위험하며, 스님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든지 오래입니다. 부디 단식을 멈추어주시고, 나머지 과업은 스님의 뜻을 잇고자 하는 스님들과 재가자들에게 맡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희도 스님의 뜻을 이어받아 릴레이 단식을 시작하겠습니다. 그 뜻을 이어받기에는 너무 작은 울림이지만, 종교계에 널리 퍼져있는 위선을 떨쳐버릴 수 있는 공명을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아울러 이번 설조스님의 단식이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현실 속에서 평화의 깃발을 들고 독립을 외친 종교인들과 일반 시민들의 독립정신을 새롭게 일깨우는 실천적인 각성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저희들도 함께 힘을 모아갈 것을 다짐합니다.
2018년 7월 21일
3·1 100주년 종교인개혁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