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과거 정권 피해자들에 사면 복권 조처 기대한다"

용산·강정 등 국가폭력 희생자에 대한 8.15 사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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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총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8월 15일 광복절에 발맞춰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으로부터 피해 받은 이들에게 사면 복권 조처를 취해줄 것을 호소했다.

NCCK는 이홍정 총무 명의로 낸 서한에서 서한에서 "우리 역사의 항로를 바꾼 촛불 국민들은 8.15일 광복절을 맞이하여 과거 정권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면 복권 조처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용산 참사·4대강 운하반대·쌍용자동차 파업·강정 해군기지 반대 피해자 등에 대해 취해진 여러 불이익을 철회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시대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고 과거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원래의 자리로 회복시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8월 15일 사면 복권 조처 단행을 촉구했다.

아래는 NCCK가 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 전문이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와 은총이 대통령님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4:18-19)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새로운 시대는 과거의 억압에서 풀려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역사적 깨우침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습니다.

주권재민의 새 역사를 쓴 촛불 국민들은 대통령님께서 과거 정권의 잘못을 바로 잡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시며 지난날의 잘못들을 바로 잡아가고 계십니다. 특히 대통령님께서는 5.18 기념식과 현충일 추념식에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품어주셨습니다. 유가족들을 품는 소탈하고 진실한 마음이 고통당한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감동이 되었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을 통해 남북관계가 새로운 차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가능하게 여겼던 북미정상회담마저 이뤄지게 하셨습니다. 남북 및 북미의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에게 분단과 냉전을 극복하고 평화공존을 향해 나아갈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세계 시민들의 가슴에 깊은 공감을 자아내었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자긍심이 되었습니다. 대통령님의 지도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이 모든 기쁨과 희망이 더 많은 소외된 국민들에게 퍼져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정권의 부당함에 맞서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헌신하다 고초를 겪은 민주 인사들도 이 기쁨을 나눌 수 있기 바랍니다. 우리는 대통령님께서 취임하시고 지난 정권의 피해자들을 사면 복권하여 주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촛불혁명과 탄핵으로 인한 갑작스런 대통령 선거와 취임 등 여러 분주한 일정 탓인지 사면 복권은 일 년이 지나도록 단행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역사의 항로를 바꾼 촛불 국민들은 8.15일 광복절을 맞이하여 과거 정권의 피해자들에 대한 사면 복권 조처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속칭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피해자들, ‘용산 참사' 피해자들, ‘4대강 운하반대' 피해자들, ‘쌍용 자동차 파업' 피해자들, ‘강정 해군기지 반대' 피해자들, ‘희망버스' 피해자들, ‘세월호 참사 투쟁' 피해자들, ‘통진당 해산' 피해자들 등등 많은 시민들이 정의와 평화를 위해 헌신하다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들은 지금도 구속, 벌금, 전과 기록 등 여러 형태로 법적 경제적 불이익을 겪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이제 취임 일주년이 지나갔습니다. 새 시대를 맞은 기쁨과 새 역사에 대한 희망이 현 정권의 것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것이 되도록 소외된 사람들에게 환대의 손길을 내밀어 주십시오. 특히 분단과 냉전의 구조악인 지난 정권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주권재민의 새 잔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이 초대가 다가오는 8.15 광복절에 사면 복권 조처를 통해 단행되기를 기대합니다.

새로운 시대는 과거의 잘못을 바로 잡고 과거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원래의 자리로 회복시키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님께서 주권재민의 민주주의와 평화공존 시대를 만들어 주시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는 지금, 과거의 상처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들이 없도록 따뜻하게 품어주시기를 소망합니다.

만물의 생명의 풍성함을 위한 정의와 평화의 새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음에 마음 깊이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대통령님께 주님의 정의와 평화가 입 맞추는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8년 7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홍정 목사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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