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예장통합 총회, 치욕스런 역사 만들지 않기 바란다"

현장] 총회재판국 모임 앞둔 6일 공정재판을 위한 기도회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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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가 열렸다.

"주님, 명성교회의 세습은 분명 하나님의 집을 강도의 굴혈로 만들지 말라하신 하나님의 명령과 법은 물론 교회의 헌법까지 무시하는 말할 수 없는 폭거임이 분명합니다. 나의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게 하소서.

이제 명성교회의 폭거와 하나님을 배신하는 행위를 법으로 제재하고 막을 수 있는 재판국의 판결을 우리는 기다리고 있습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아래 기도회)에서 순천중앙교회 홍인식 목사가 드린 기도 중 일부다.

이번 기도회는 7일 총회재판국(재판국장 이경희 목사) 모임을 앞두고 재판국의 공정한 재판을 촉구하기 위해 '명성교회 세습철회를 위한 예장연대'(아래 예장연대) 주관으로 열렸다. 총회재판국은 7일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 외 13인이 동남노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무효확인소송에 대한 최종 판단이 이뤄지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이를 감안, 기도를 맡은 홍 목사는 세습을 강행하려는 명성교회는 물론 세습을 감싸는 이들을 향해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정당화하고 자신들의 이익과 이름을 위하여 감히 주님의 거룩하신 이름을 함부로 사용하는 일들을 저지르고 또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며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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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원고인 태봉교회 김수원 목사가 기도를 드리고 있다.

설교를 맡은 새문안교회 이수영 은퇴목사의 설교는 더욱 준엄했다. 이 목사는 세습을 금지한 예장통합 제98회 총회 결의는 역사적이었다면서, 명성교회가 이를 비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목사의 말이다.

"세습 금지 결의는 하늘에서 떨어진게 아니다. 수많은 논의를 거쳐 제98회 총회가 결의한 사항이다. (중략) 당시 총대들은 '우리 교단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 '우리 교단이 무너지면 교회가 무너지고, 교회가 무너지면 나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구국의 결단이라는 차원에서 870대 81이란 압도적 표차로 결의했다. 이 결의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역사적 결단이었다. 세간의 반응은 긍정적이었고, 우리 교단은 다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사회와 함께하고, 사회를 선도하는 의식 없이 총회의 결단을 비웃고, '우리교회 보다 더 좋은 교회 없다'느니, '우리에게 잔소리하지 말라', '우리는 알아서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치는 끔찍한 오만과 배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가? 누가 그렇게 가르쳤는가?"

이 목사는 그러면서 명성교회가 총회의 결의를 지킬 것을 주문함과 동시에 총회재판국의 결단 역시 촉구했다.

"이토록 독선적이고,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교회는 아름답기는 커녕 교회라 불릴 자격조차 없다. 모든 양식 있는 그리스도인에겐 극도의 역겨움과 수치심을 안겨줄 뿐임을 어떻게 하면 그들에게 깨우칠 수 있을까? 총회가 결의했으면 지켜야 한다.

(중략) 총회 재판국 마저도 빌라도의 법정이 되어서는 안된다. 예장통합 총회는 잘못하면 한국교회를 통틀어 가장 부끄러운 결의였던 신사참배에 버금가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점에 와 있다. 왜 세습 문제로 시간을 끌어야 하나? 어떤 힘 때문이고, 힘에 아부하고 굴종하는 자들 때문이다. 그리고 그 힘은 돈이고, 돈으로 쌓아 철옹성으로 다진 권력이며, 여기에 얽힌 이해관계 때문이다. 만약 총회재판국의 판단이 이런 이유로 늦어진다면, 하나님의 교회라고 할 수 없다. 우리 교단이 신사참배에 버금가는 치욕스런 역사를 만들지 않기 바란다."

안팎의 비난여론에도 명성교회 측은 교회의 기본권 침해라는 주장으로 맞서왔다. 또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이라고 규정한 총회헌법 28조 6항이 '은퇴한' 목회자의 직계비속이나 배우자의 청빙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없다는 논리도 펴왔다.

이에 대해 성석교회 송준영 목사는 기도회 연대발언을 통해 "목사 청빙은 교회의 기본권이 아니다. 청빙은 노회의 권한"이라고 반박했다. 또 '은퇴한'이라는 낱말의 해석에 대해선 "입법 취지나 과정을 감안, 법 제정 이후에 은퇴하는 목사는 은퇴한 후에도 이 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문언해석"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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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기도를 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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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 참가자가 기도를 드리고 있다.

발언 이후 재판국원들을 위한 개별 기도 순서가 이어졌다. 기도회를 주최한 예장연대는 재판국장인 이경희 목사 외 14명의 재판국원의 얼굴과 이름, 시무하는 교회를 공개했다. 예장연대는 기도회 참가자들에게 재판국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오직 하나님 앞에서 양심에 따라 정의로운 판결을 내릴 수 있도록 중보기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총회재판국 모임이 있는 7일 오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선 장신대 총학생회, 교회세습반대연대 등이 주관하는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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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예장연대)
6일 총회재판국의 공정 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를 주관한 예장연대는 총회재판국원 15인의 얼굴과 실명, 시무교회를 공개했다.

 

지유석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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