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예장합동 총회재판국(국장 이경희 목사)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찬성 8대 반대 7로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위임청빙 결의가 적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총회재판국의 이번 판결은 지난 해 12월 서울동남노회 김수원 목사 외 13인이 동남노회장을 상대로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지 8개월만에 이뤄졌다.
이날 오전 총회재판국 모임을 앞두고 장신대 총학생회와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신속한 판단을 촉구했다. 세반연은 이날 발표한 성명을 통해 "총회재판국은 담임목사직 세습이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에 대한 도전 임을 깨닫고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건강을 회복해 나갈 수 있도록 신속히 판결하라"고 촉구했다.
발언을 맡은 안인웅 장신대 총학생회장은 "세상과 한국교회를 보는 눈과 귀를 닫은 채 공부만 하는 신학생이 되고 싶지 않았다"라면서 "한국교회가 돈과 권력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구현해 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바람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국 표결 결과가 전해지자 현장에 모여 있던 몇몇 신학생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렸다.
이번 총회재판국 표결결과는 거센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소셜 미디어에선 총회재판국 표결을 성토하는 게시물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옥성득 교수(UCLA)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세습 인정 판결로 장로교회는 80년 전 신사참배 결의보다 더 큰 죄를 범했다"며 ""저는 이 판결이 부당하므로 항의하며, 다음 총회헌법에 따라 예장 통합측 목사직을 '자의 사직'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옥 교수의 게시글은 7일 오후 8시 기준 공유 75회, 좋아요 380회를 기록하며 빠르게 확산 중이다.
반면 원고인 '서울동남노회 정상회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아래 비대위)는 말을 아끼고 있다. 총회재판국 모임을 하루 앞둔 6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열린 '총회재판국의 공정재판을 위한 마지막 기도회'에서 만난 비대위 쪽 A 목회자는 "원고 패소 판결 시에 대해 아직 마련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명성교회 정상화 위원회'(명정위)는 곧 성명을 낼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명정위 쪽 B 집사는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는 뜻을 알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