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회신학교(장신대, 총장 임성빈) 학생들이 명성교회 세습에 저항해 동맹휴업과 수업을 거부하기로 결의했다. 학생들은 28일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개강예배 후 학생비상총회를 갖고 수업거부를 결의했다. 비상총회엔 739명의 학생이 참석했고, 이 가운데 470명(63.5%)이 찬성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장신대는 예장통합 총회가 열리는 다음 달 10일까지 동맹휴업과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세습반대 캠페인과 학생 참여 활동, 교단 임원회 면담 및 총회장소 방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신대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학내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이후 29년 만이다.
학생들은 동맹휴업에 들어가면서 낸 성명에서 "명성교회 세습을 돌이켜야 할 총회재판국이 세습을 용인해줬다. 총회재판국이 정치논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를 것이란 기대가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이어 "우리는 이번 103회기 교단총회가 명성교회의 전횡을 막을 마지막 보루라고 믿는다"라면서 "우리는 행동하겠다. 우리의 수업 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동맹휴업으로 세습에 저항하겠다"고 선언했다.
안인웅 총학생회장은 "신학생들의 목소리가 교단 총회에 전해지고, 교단 직영 7개 신학교에 전달되기 바란다"면서 "우리의 행동을 통해 목회세습을 근절하고, 한국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아래는 장신대 학생들이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신학생의 동맹휴업을 시작하며
"통치자들아 너희가 정의를 말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 인자들아 너희가 올바르게 판결해야 하거늘 어찌 잠잠하냐"(시 58:1)
슬프다, 한국교회여!
어찌 이렇게 되었습니까?
정의와 공의를 행하던 교회는 어디 가고, 앞장서서 불의를 행하고 있습니까? 예수의 정신을 붙들던 교회는 어디 가고 세속적인 욕망을 굳게 붙들고 있습니까? 십자가의 길을 따르던 교회는 어디 가고 거짓된 멸망의 길을 따르고 있습니까?
슬프다, 명성교회여!
우리는 명성교회가 총회를 유린하고 한국교회를 비극으로 몰아가고 있는 현실 앞에 서 있습니다. 명성교회의 세습은 성경적으로나 신앙적으로 결코 합리화 할 수 없습니다. 낮아지며 자기를 비우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도 아닙니다. 주님이 가셨던 십자가의 길 또한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명성교회를 향해 부단히 외쳤습니다. 명성교회가 사는 유일한 길은 세습을 철회하는 것이라고, 이제는 돌이켜 ‘하나'님이 아닌 ‘하나님'을 따르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명성교회는 듣지 않았습니다. 교회를 사랑하는 이들의 충언에 귀를 닫았습니다. 세상의 걱정 어린 우려를 무시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교단 총회를 기대했습니다.
슬프다, 예장 통합 교단이여!
학생들은 총회 재판국이 올바르게 판결해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8월 7일, 우리의 기대는 철저히 무너졌습니다. 가장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 주어야 할 총회 재판국이 불의한 손을 들어 주었습니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돌이켜야 할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의 세습을 용인해주었습니다. 총회재판국이 정치논리가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를것이란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이제 우리는 슬퍼하지만 않겠습니다. 우리는 행동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번 103회기 교단총회가 명성교회의 전횡을 막을 마지막 보루라고 믿습니다.
2013년 명성교회에서 열린 교단 총회에서 세습금지법을 통과시킨 우리교단의 그 저력을 믿습니다.
우리는 기대합니다. 이번 103회기 총회가 명성교회의 폭주를 멈춰 세울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는 기다립니다. 총회가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심을 온누리에 나타낼 것임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행동하겠습니다. 우리의 수업 받을 권리를 포기하고 동맹휴업으로 세습에 저항하겠습니다.
전국의 교단 신학교 학생들, 교단과 신학의 미래를 걱정하는 선배 동문 여러분, 한국교회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는 성도 여러분께 고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주십시오. 기도해주십시오. 함께 세습에 저항하고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싸워주십시오.
2018년 8월 28일
세습에 저항하는 장신대 신학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