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 이후 첫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 양예원이 심경고백을 하던 중 눈물을 보였다. 교회 미투 폭로에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미투 폭로 2차 피해를 입었던 양예원은 5일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45)씨의 첫 공판에서 피해자 자격으로 법정에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 최 씨는 양예원을 비롯한 모델들이 촬영에 동의했지만 유포에 동의하지 않았던 사진을 지인들에게 전송하는 등 반포한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양예원이 주장하는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신체 접촉 자체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재판을 방청한 양예원은 취재진 앞에서 "많이 답답했고 힘들고 무서웠다. 괜히 말했나, 괜히 문제를 제기했나 하고 후회도 했지만, 힘들다고 해서 놔버리면 오해가 풀리지 않을 것이고, 저들도 처벌을 안 받고 끝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양예원은 눈물을 보이며 "그러고 싶지는 않았고, 잘 이겨내려고 버티고 또 버텼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예원이 성추행 등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스튜디오 실장 A씨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지난 7월 9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미사대교에서 투신했다. 투신에 앞서 A씨는 양예원 카톡내용을 한 매체에 공개해 양예원에게 2차 피해를 입혔다. 양예원이 사진 촬영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는 부분이 편집된 내용이었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양예원 2차 피해 가능성을 크게 우려했었다.
미투 2차 피해는 사회 뿐만 아니라 종교계, 특히 교회 미투 폭로에서 더욱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성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된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사건과 관련해 성폭행 피해자 명단이 유출되는 2차 피해가 있었다. 당시 피해자들의 명단은 교회 측으로 넘어갔고 교회 관계자는 이재록 목사 성폭행 피해자 실명을 신도 단체 대화방에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모 대형교회에서는 유부남 부목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교회 신도 S씨와 관련한 사건에 "불륜"이라는 이름을 부쳐 이 교회 부목사와 더불어 신도 S씨에 대해서도 인격 살인을 저질렀다. S씨는 부목사에게 속아 농락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얼마 전 한국기독교장로회 여교역자들은 성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목사에 대해 노회가 제식구 감싸기 행보를 보였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이들은 며칠 전 낸 성명에서 "가해자는 선고를 받는 순간까지도 진정한 사과와 반성은 커녕 범죄행위를 부인했으며, 피해자에게 무고 혐의를 씌워 맞고소한 바 있다"면서 미투 폭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선고재판 이전에 서울동노회 목사와 장로가 가해자 관련 탄원서 서명 요청에 응했다는 사실은 참담한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앞으로 노회 재판국을 형성해 박 목사를 치리해 갈 서울동노회의 노회원들이 성폭력을 저지른 박 목사의 선처를 원한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는가? 그리스도의 양떼를 보살피고 교회에서 그리스도를 섬겨 양들의 모범이 되어야 할 목사가 성폭력을 저질렀음에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를 옹호하는 행보라니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