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가 비자금 800억을 조성했고, 1600억 원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MBC 'PD수첩' 보도가 큰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종교단체의 회계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민단체인 종교투명성센터(아래 투명성센터, 공동대표 곽성근, 김선택)는 23일 교회가 복식부기로 작성된 결산보고서를 내외부에 공시하고 회계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투명성센터는 "명성교회 문제는 근본적으로 당회의 폐쇄적 의사결정구조와 불투명한 회계보고에서 기인한다. 교회도 사회적 공익의 일익을 담당하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공익법인이기에 회계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투명성센터는 종교기관에 제공되는 조세감면 혜택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투명성센터는 "명성교회가 소유한 부동산가치를 감안한다면 지금껏 감면받은 지방세만 수십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세금을 100% 납부하는 납세자의 불이익을 등에 업고 누리는 이런 혜택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그리고 해당 부동산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국회가 검증하는 것이 최소한의 의무이지만, 이마저도 종교법인에 대해서는 예외사항"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투명성센터는 양심적인 그리스도인과 선량한 납세자를 위해서라도 이른 바 '명성교회 방지법'을 만들어 지방세법, 법인세법 그리고 상증세법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1월 종교인과세 시행을 전후해서 회계투명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정부는 종교인과세를 시행하면서 종교활동비를 비과세로 계속 묶어두는 한편 종교단체회계에 대한 세무조사는 종교인소득에 한해 조사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대해 개혁성향의 개신교 시민단체들은 탈세를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명성교회의 비자금 의혹은 종교단체의 회계투명성 논란을 재점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