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개신교인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황교안 전 총리가 강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전도사라는 타이틀로 지역 교회 특강은 물론 각 개신교 연합 단체의 주강사로 나서기까지 하는 등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향후 정치 활동을 위해 지지층을 다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전 총리, 아니 황교안 전도사는 지난 27일 한국교회평신도총연합회(총재 김범렬 장로, 대표회장 심영식 장로) 제1회 세미나 강사로 나서서 나라를 살리기 위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세를 당부했다. 강연의 요점은 현재 대한민국은 위기이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독교인들이 결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황교안 전도사는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행1:8)이란 주제의 강연에서 "나라의 위기 상황, 기독교인들이 마땅히 해야 할 역할들을 해야한다"면서 "사역의 범위를 넓혀 전체를 보고 꿈을 크게 갖고 넓은 세상을 바라보며 땅끝까지 가는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교안 전도사는 이날 강연에서 '위기'라는 말을 반복했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그냥 넋놓고 바라봐서는 안된다고 했으며 '위기' 앞에 다윗이 골리앗과 싸우러 나아가는 것처럼 하나님 이름을 도전할 것을 당부했다. '위기' 앞에 행동하는 신앙인이 되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황교안 전도사는 회개를 당부했다. 그는 "언론과 인터넷을 보면 교회와 교회 지도자를 지적하는 이야기가 많은데, 다 맞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맞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면서 "이런 것들이 우리 한국교회와 그리고 성도들이 회개할 점"이라 말했다.
황 전도사는 이어 "복음에서 벗어난 현실들이 자꾸 많아지고 있는데, 정말 우리가 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나님께 돌려야 할 영광이 사람에게 간다거나, 세상과 성도들이 다를 바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때문에 교회가 세상에서 신뢰 받지 못하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이날 강연에서 대한민국이 '위기'의 상황이며 그리스도인들이 '위기' 앞에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한 황교안 전도사는 정작 대한민국을 '위기'라고 보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를 밝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상당수 네티즌들이 황교안 전도사가 남북통일과 북핵 문제에 있어서 대한민국을 '위기'로 보는 자한당 등 야댱의 정체성으로 중무장한 보수 개신교인들의 마음을 사 정치에 등판하려는 노림수가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황교안 전도사를 초청한 해당 연합회의 성명에서도 자한당과 궤를 같이하는 해당 단체의 정치적 성격이 유감없이 드러났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남북통일과 북핵·북한인권문제 해결,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수호, 경제성장, 한국교회개혁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