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다건 치어리더 성희롱 사건이 불거지면서 기독교계 내에서도 성폭력 대처 방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삼성 라이온스 소속 여고생 치어리더 황다건(18)은 '일베'에서 받은 성희롱 악플에 고충을 토로하는 글을 황다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삭제했다.
성희롱 사건에 대해 황다건은 처음에는 복받치는 감정에 울분을 토로하며 '일베'가 올린 문제의 '성희롱 댓글'을 캡처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공개 성토를 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다가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자진 삭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폭력 사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는 기독교회 내 성폭력 사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독교여성상담소는 몇 해 전 발간한 교회성폭력예방지침서에서 이를 언급했는데 그루밍 성범죄를 비롯해 성폭력 2차 피해 등을 개념화 해 눈길을 끌었다.
기독교여성상담소는 특히 이 지침서에서 '신도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성서오용의 예와 올바른 해석',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후 목회자들이 자신을 합리화하는 말들' 역시 전면 개정해 교회 신도들이 문자주의의 오류에 사로잡혀 성폭력 2차 피해 등을 당하지 않게 하고 성서를 바로 보도록 했다.
이와 더불어 성폭력의 개념을 권력, 동의, 성적자기결정권의 관점에서 예리하게 정의하고 자신의 성폭력 관련 인식도를 알아보는 문항들을 통해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게 했다.
한편 황다건은 10일 자신의 SNS에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올라온 자신과 관련한 게시물을 캡처해 올렸다가 삭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성적으로 황다건을 희롱하는 글이 담겨 있었다.
황다건은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좋지만 그만큼의 대가가 이런 건가. 한두 번도 아니다"며 "저런 글을 보게 되면 그날 하루는 다 망치는 것 같고 하루종일 이 생각밖에 안 난다. 이젠 겁도 나고 막막하다. 부모님이 이런 글을 보게 될까 죄송스러울 따름"이라고 적었다.